성인들 가르침/금강경

해안선사의 금강경 강의(3)

무한진인 2019. 11. 16. 09:50


[본문]

佛言(불언)하사대 善哉(선재) 善哉(선재)라 須菩提(수보리)야 如汝所說(여여소설)하여 如來(여래) 善護念諸菩薩(산호념제보살)하며 善付囑諸菩薩(선부촉제보살)하나니 汝今諦聽(여금제청)하라 當爲汝說(당위여설)하리라.

善男子(선남자) 善女人(선여인)이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한 이는 應如是住(응여시주)며 如是降伏其心(여시항복기심)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착하고 착하다.수보리야, 네 말과 같이, 여래가 모든 보살들을 잘 호념하며 모든 보살에게 잘 부촉하나니, 너 이제 자세히 들으라. 마땅히 널 위하여 일러 주리라.

선남자 선여인이, 아누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이는, 응당 이와 같이 머무르며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 받을 지니라.


[해설]

부처님께서 수보리의 묻는 말을 들으시고, 그 말을 고맙게 생각하시어, 선재선재(善哉善哉)라고 칭찬하신 다음, 여래께서 말씀하시기를, 네 말과 같이 모든 보살들을 잘 사랑하시며 모든 보살들에게 간절히 부탁한다.

너를 위하여 마음 가지는 법과, 마음 항복시키는 법을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잊지 말며, 말과 같이 행동하여라.

선남자 선여인이 잘 살려는 마음을 낸 사람은, 당연히 이와 같이 그 마음을 가지고 항복시켜야 하느니라 하셨으니, <이와 같이>라는 말씀 속에는, 마음을 기지는 법이나, 항복받을 법을 일러주신 말씀이시다. 앞으로 나오는 법문이, 모두, 이와 같이 라는 <이>속에 속하는 것임을 독자는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본문]

唯然世尊(유연세존)이시어 願樂欲聞(원락욕문)하나이다.

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어, 원컨대 즐겨 듣고자 하옵니다.


[해설]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수보리는, 반가운 마음을 금하지 못하여, 말씀이 떨어지자 마자 네, 그렇습니다. 즐겨 듣기를 원하옵니다. 하였으니, 수보리와 부처님의 문답은 천고(千古)의 지음(知音)이다.

물을 것 없는 물음과, 대답할 것 없는 대답은, 중생을 위하시는 대자대비의 간절히 일으키신, 노파심(老婆心)에서 생긴 것임을 알아야 한다.

大乘正宗分(대승정종분)第 三(삼)

[본문]

佛(불)이 告須菩提(고수보리)하사대 諸菩薩摩訶薩(제보살마하살)은 應如是降伏其心(응여시항복기심)니어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모든 보살마하살이, 응당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보받을지니라.

[해설]

부처님께서 수보리의 물음에 따라, 모든 보살들에게, 그 마음을 항복받는 법을 일러주시고자, 이렇게 항복받아야 한다 하였으니, 다음에 나오는 법문에서 <이와 같이>라는 뜻을  차차 알게 될 것이요,

<보살마하살>이란 말은 대승보살(대승보살)을 이름이니, 일체 중생을 건져, 다 잘살게 하려는 대원(大願)을 세운 보살, 즉 대보살(大菩薩)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대문에서 알아야 할 것은, 수보리의 말(물은)이 어떻게 그 마음을 머무르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으오리까 하였거늘, 부처님의 대답은, 그 마음을 항복받는 말씀만 하시게 되었으니, 먼저 마음을 항복 받아야 머무를 수 있기 때문이요, 마음만 항복받으면 그 자리가 곧 <주(住)>가 되는 것이다.

[본문]

所有一切衆生之類(소유일체중생지류)에 若卵生(약난생) 若胎生(약태생) 若濕生(약습생)若化生(약화생)若有色(약유색) 若無色(약무색) 若有想(약유상) 若無想(약무상) 若非有想(약비유상) 若非無想(약비무상)을 我皆令入(아개영입) 無餘涅槃(무여열반)하여 이滅度之(이멸도지)하니라.

있는 바 일체 중생의 무리인, 알로 생긴 것이거나, 태로 생긴 것이거나, 습기로 생긴 것이거나, 화로 생긴 것이거나, 색이 있는 것이거나, 색이 없는 것이거나, 생각이 있는 것이거나, 생각이 없는 것이거나,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닌 것들을, 내가 다 하여금 남음이 없는 열반(涅槃)에 들게 하여 제도할 것이다.

[해설]

중생들이 살고 있는 세계를, 욕계, 색계,무색계(欲界,色界,無色界) 셋으로 나누어, 이것을 삼계(三界)라고 불교에서는 이른다. 그런데 이 삼게에 있는 중생들을, 아홉가지로 구별한 것이, 난생(卵生), 태생(胎生), 습생(濕生), 화생(化生), 유색(有色), 무색(無色), 유상(有想), 무상(無想), 비유상(非有想), 非無想(비무상)의 중생들이니, 이것은 외계의 중생을 말함이요, 내계(內界) 즉 자심(自心)의 중생도 이러하니, 미혹한 성품, 익힌 성품, 침울한 성품, 정치 못한 성품, 고집하는 마음, 아무 것도 비어서 없다는 마음, 생각만 하고 행할 줄 모르는 마음, 나무나 돌같이 아무 생각 없는 마음, 있고 없는데 떨어지지 아니하나, 진리(眞理)를 구하는 마음 등, 이러한 자심 중생이 한량없이 많으니, 이 많은 중생들을 하나도 없이 빠짐없이 잘 살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본문]

如是滅度(여시멸도) 無量無數無邊衆生(무량무수무변중생)하되 實無衆生(실무중생)이 得滅度者(득멸도자)니

이와 같이 한량이 없고, 수가 없고, 가이 없는 중생들을 제도하였으되, 실로 제도를 얻은 중생이 없다 할 것이니,


[해설]

이 대문에서 나는, 불교란 무엇인가를 독자 여러분들에게 대강 알리고자 한다.

불교라는 말은, 부처의 가르침이라는 말이니, 부처라는 말은 깨친 이라는  뜻이요, 가르침이라는 말은, 먼저 께친 이가 아직 못 깨친 이에게 자기의 깨친 바를 가르쳐 준다는 뜻이니, 깨쳤다는 것은 무엇을 깨친 것인가, 이것을 먼저 독자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이다.

깨쳤다는 것은 다른 것을 깨친 것이 아니요, 자기에게 있는 본래 마음을 깨친 것이요, 자기의 마음을 깨친 것은, 부처의 마음을 깨친 것이요, 일체 중생의 마음을 깨친 것이 된다.

부처의 마음이란, 본래 깨끗한 때 없는 마음이요, 중생의 마음이란, 번뇌에 물들어 때묻은 마음이라 할 것이니, 이 마음도 본래는 깨끗한 마음이다. 깨끗하다든지. 더러웁다든지, 마음은 하나요, 둘이 아닌 것이다.

깨끗하다 하면 곧 더러운 것이 되고, 더러웁다 하면 곧 깨끗한 것이니, 참으로 깨끗한 것은, 깨끗하고 더러운 것이 없는 것이요, 하나라 하면 둘이 있는 것이니, 참으로 하나이면, 하나 이니 둘이니가 없는 것이다.

마음을 깨쳤다하나 마음은 마음도 아닌 것이니, 마음이라 이름함은, 어느 장난꾼들의 군소리임이 틀림없는 것이다.

그러면 마음은 마음도 아닌 것이 마음인가, 이렇게 생각할지나, 이도 또한, 마음이 아닌 것이다.

참마음에는 마음이니 마음 아니니가 붙지 않는 것이요, 깨치고 못 깨침이 없는 것이요, 참이니 거짓이니가 없는 것이요, 부처니 중생이니가 없는 것이요,제도 하느니, 제도를 받는 이가 없는 것이요, 이 언덕이니 저 언덕이니가 없는 것이요, 선이니 악이니가 없는 것이요, 지옥이니 천당이니가 없는 것이니, 일체 이름과 말과 상과 자취와 냄새가 다 끊어진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깨친 것이 마음을 깨친 것인가, 아니다. 이도 깨침이 못된다. 한 물건도 취하지 아니하나, 한 물건도 버리지 않는 것이 불법임을 알아야 한다.

왜냐 하면, 불법은 마음 법이니, 마음법이 본래 그러하기 때문이다.


[본문]

何以故(하이고)오 須菩提(수보리)야 若菩薩(약보살)이 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유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하면 卽非菩薩(즉비보살) 일세니라 .

어찌한 연고이냐,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나라는 상(상)이거나, 남이라는 상이거나, 중생이라는 상이거나, 수자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니라.


[해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기를, 보살이 만약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이 있으면 보살이 아니라고 하셨으니, 중생을 제도한다 함은 중생으로 하여금 일체 번뇌를 녹혀라 하고, 淸淨無垢(청정무구)한 자기의 本然性品(본연성품)을 보게 함이어늘, 만약 중생을 제도한 자가 있고, 제도 받는 자가 있으면, 이는 번뇌요, 깨끗한 본심이 아닐새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의 번뇌가 있으면, 이것은 중생을 멸도(滅度)한 보살이 아니라는 말씀이시다.

이 경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사상(四相)>을 몇번이고 반복하여 중언부언 고구정녕히 밝히셨으니, 이 <사상(四相)>이 우리에게 얼마나 해독이 크고 무서운가를 알 것이다.

그러면 <사상(四相)>이란 무엇인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我相, 人相, 衆生相,壽者相)이다.

아상은 나라는 상이다, 나 개인을 근본으로 하는 일체 생각과, 일체 행동이요, 

인상은 내가 아닌 남이라는 일체 생각과 일체 행동이요,

중생상은 괴로운 것을 싫어하고 즐거운 것을 탐내는, 일체 생각과 일체 행동이요,

수자상은 청정열반(淸淨涅槃)을 즐기어 잊지 못하고, 영원히 거기에 주(住)하려는 상이다.

그러나 이 네 가지 상이 나라는 상에서 근본된 것이니,

나라는 상만 없으면 인상 중생상 수자상은, 동시에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상만 없으면 곧 부처인 것이다.

부처는 부처도 없는 것이 부처이니, 중생이 어찌 있으며, 부처와 중생이 없으니 누가 멸도(滅度)를 하며 누가 멸도를 받을 자이랴.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 하시되, 무량무수, 무변 중생을 멸도하셨으되, 실로 중생이 멸도 받은 자가 없다고 하신 것이다.


                                                                      -해안선사 강의<금강반야바라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