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경봉선사법문] 청산(靑山)에 비가 개이니

무한진인 2019. 7. 11. 20:40



법좌에 올라 주장자를 세번 치고 이르시기를

비가 푸른 산 천만 리에 개이니

온 누리에 봄 소리가 가득히 울려온다.

兩過靑山千萬里

虛空宇宙滿春聲

법문은 여기서 다 돼 있다.

이 밖의 것을 구하면 고깃배는 이미 낙동강을 지났는데 고기를 사려고 하는 것처럼 느린 것이다.

신라의 대덕 자장율사(慈藏律師)의 성(姓)은 김씨이니 진골소판(眞骨蘇判) 무림(茂林)의 아들이다.

어릴 때 이름은 선종랑(善宗郞)이라 하였다. 출가하여 작은 집을 짓고 수행했는데, 알몸으로 앉아서 움직이면 가시에 찔리도록 하고 머리를 들보에 매달아 혼미한 정신을 없애도록 하였다.

그때 조정에서 재상 자리가 비어 자장이 물망에 올라 여러 번 불리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왕이 이에 칙명(勅命)을 내려 "나오지 않으면 목을 베겠다." 하니 자장스님이 이 말을 듣고 "내, 차라리 하룻동안 계율(戒律)을 지키다 죽을지언정 계율을 어기고 백 년 동안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하였다.

이 말을 전해듣고 왕은 그의 출가를 허락했다.


자장율사는 오백생(五百生)을 청정비구였다 한다.

부처님이 신라 자장이 오거든 나의 정골사리(頂骨舍利)와 패엽경(貝葉經)을 주라고 문수보살에게 친히 부촉했다고 전해온다. 선덕여왕(善德女王) 5년(636) 자장스님이 제자 승실(僧實) 등 십여 명을 데리고  당나라 청량산에 가서 문수보살상 앞에서 기도를 했다. 그러던 중 꿈에 한 범승(梵僧)이 와서 범어(梵語)로 법문을 들려 주는데 알 수가 없었다.

이튿날 그 범승이 와서 물었다.

"어젯밤에 일러준 법문을 아느냐?"

"모르겠습니다."

범승이 법문을 설명한다.


알거라 온갖 법엔

자기 성품이 없도다

이와 같이 법의 성품을 알면

이것이 노사나의 경지로다.

了知一切法

自性無所有

如是解法性

卽見盧舍那

이렇게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 정골사리를 갖고 통도사에 와서 봉안하였는데, 이 통도사의 원래 창건하기 전의 터는 커다란 못이었다. 아홉 용이 항상 이 터를 지키고 가끔 풍운조화(風雲造化)를 일으키고 하니 아무도 이 터에 접근하지 못하였다. 그렇지 않았으면 벌써 집을 짓든지 묘를 썻든지 했을 텐데 - - -,

자장스님이 못을 메우고 탑을 쌓고 절을 창건하였다.

이 보궁(寶宮)은 교통이 좋아서 참으로 많은 중생들이 참배(參拜)할 수 있는 인연을 맺어준다.

자장율사가 처음에 통도사를 창건할 때 자장암(慈藏庵)에 있으면서 절을 세웠다고 한다.

자장암 감원스님이 법당을 중수(重修)하고 나서 주련(柱聯) 글씨를 청하기에 게송(偈頌) 하나를 지어주었다.

자장스님 원력을 그 누가 능히 알랴

예로부터 이름이 전해 영원히 빛나네

흐르는 물 푸른 산 밖엔 물어볼 곳이 없음이여

꽃은 붉고 버들은 푸른데 새는 가지에서 노래하네.

慈藏願力豈能知

自古名傳永世奇

流水靑山無間處

花紅柳綠鳥歌枝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이 있는데 부처님께만 있는 공덕이다.

첫째는 몸을 잃지 않는다. 우리가 살다가 호흡이 떨어지면 죽지만 부처님 경계에 가게 되면 천 년이나 이천 년이나 얼마든지 영원히 이 몸을 가지고 마음대로 오래 살수 있다.

우리가 육신과 법신을 둘로 갈라서 보지만 법신과 육체가 둘이 아니다.

지혜와 자비의 몸으로 수행을 하여 공덕이 원만해져서 일체 번뇌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에 이 몸을 잃지 않는다.

부처님처럼 그렇게 자유자재하게 살기는 힘들어도 여러분이 세상에 나와서 이 몸을 가지고 어느 정도 자유롭게 살려면 마음을 닦고 그른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입을 잃지 않는다. 부처님은 헤아릴 수 없는 변재를 갖추셨다. 설법하는 것이 사람따라 적절히 하여 모두 증오(證悟)를 얻게 하기 때문에 입을 잃지 않는다.

셋째는 생각을 잃지 않는다. 부처님이 깊고 깊은 선정(禪定)을 닦아서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저 모든 법 가운데 애착이 없다. 제일의제(第一義諦, 궁극의 절대지혜)를 얻으면 마음이 아늑해지기 때문에 생각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본래 마음, 천진난만한 그 생각을 잃지 않는다.

넷째는 다른 생각이 없다. 부처님이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선도한다. 간택함이 없는 청정한 그 마음이 변치 않기 때문에 다른 생각이 없다.

다섯째는 정심(定心) 아님이 없다. 부처님은 가나 오나 앉으나 누우나 한상 정(定)해 가지고 있다. 깊고 깊은 수승(殊勝)한 선정을 떠나지 않는다. 이것이 정심 아님이 없는 것이다.

여섯째는 나고 머무르고 멸할 때를 다 알아 생각이 미세하고 깊고 얕음을 다 알되 아는 생각이 공했다.

일곱째는 모든 착한 법을 수습하는데 싫어함이 없다.

여덢째는 정각을 이룬 뒤라도 항상 선정 중에 있다.

아홉째는 모든 부처님과 더불어 지혜가 상응하는 것이다.

열째는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들의 지혜와 십력(十力,부처님이 가지 특유의 열 가지 지력))과 무외(無畏, 확신, 두려움 갖지 않는 것)와 무애지(無碍智, 부처님의 모든 것을 이해하는 지혜)를 성취하여 지혜가 덜어지지 아니한다.

열한째는 샘이 없는 해탈의 지혜로 서로 응한다.

열두째는 저 해탈 가운데 지혜가 가이 없어 지견(知見)이 갖추어져 있다.

열셋째는 부처님의 신업(身業)이다.

열넷째는 부처님의 구업(口業)이다.

열다섯째는 부처님의 의업(意業)이니 모두 지혜를 따라 행하여 모든 중생을 이익되게 한다.

열여섯, 열일곱, 열여덟째는 지혜로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통달하여 걸림이 없는 것이다.

오장(五腸)은 신장(腎腸), 비장(脾臟),심장(心腸), 간장(肝腸), 폐장(肺腸) 등을 말하는데 우리 몸에 있어서 참으로 중요한 기관들이다.

그런데 신장이 허약하면 생각이 비겁해진다. 용기도 없고 사람이 아주 비열해진다. 신장이 탈이 나면 뼈가 역해진다. 신장은 뼈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비장이 약해지면 소화가 잘 안되고 탐욕이 많아지고 공상(空想)이 많아진다. 이렇게 되면 살결이 좋지 못하다. 비장을 튼튼하게 하려면 탐욕을 버리고 쓸데없는 헛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심장이 튼튼하면 즐거움과 환희심이 차 있는데 그렇지 못하여 우울하고 비애(悲哀)에 잠겨 있으면 심장이 나빠진 것이다. 심장이 약해지면 피가 잘 안 돈다.

간장이 약해지면 공연히 화를 내고 성을 내지 않을 것도 신경질을 부린다. 그리고 힘줄이 약해진다.

폐가 약해지면 근심이 많아지고 신중하지가 못하며 피부가 나빠진다. 폐가 실하면 모든 일을 신중히 하고 근심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이 말을 잘 듣고 수도하는 사람은 이 몸이 법 그릇인 줄 알아 항상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만리에 붉은 안개는 푸른 바다를 뚫고

하늘에 밝은 해는 수미에 둘렀도다.

萬里紅霧穿碧海

一天白日繞須彌

할 !

일 할하고 법좌에서 내려 오시다.

                                                          -경봉선사 법문집 <니가 누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