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장에 대한 설명과 비유
- 원융무애한 법계 -
<여래장의 모습에 대한 설명>
- 차별이 없는 가운데 차별이 있는 이치
방문자가 질문했다.
" 여래장에 이렇게 한량없는 법의 성품(法性)을 갖추었다면, 그 법성은 차별적인 어떤 모습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이에 혜사 스님이 대답했다.
"여래장의 자체가 평등하여 진실로 상대적인 차별이 없는 것을 공여래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여래장의 자체에는 불가사의한 작용이 갖추어져 있고, 또한 일체의 모든 법의 성품을 갖추고 있어 현상세계의 인연을 따라 각각 차별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불공여래장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차별이 없는 가운데 차별이 벌어지는 의미이다. 이 의미는 진흙 덩어리가 많은 티끌을 포함하고 있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왜냐하면 진흙 덩어리는 임시로 티끌이 모여진 것에 불과하며 그 낱낱의 티끌은 원소로서 실재한다. 따라서 이것은 각각 구별되는 특정한 성질을 가진 티끌이 임시로 화합하여 한 덩어리의 진흙을 이룬 것이다. 즉 이 진흙 덩어리는 많은 특징을 지닌 티끌들의 구별체를 뫃아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여래장은 이와는 다르다. 왜냐하면 여래장은 진실하고 완전한 하나의 법이며, 여래장은 원융무애하여 상대적으로 차별의 모습이 없기 때문이다.
-여래장 전체가 현상을 이룸
어느 한 중생에게 있어 아무리 작은 성품이라도 그것은 여래장 전체로 이루어진 것이며, 또한 한 중생의 작은 성품과 일체 성품이 여래장 전체로 이루어진 것과 같이 그 밖에 존재하는 일체 세간의 모든 법성도 각각 여래장 전체로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한 중생에게 있는 세간의 법성이 여래장 전체로 이루어진 것과 같이 일체 중생이 가지고 있는 세간의 낱낱 법성과 일체 모든 부처님께서 가지고 있는 낱낱의 출세간의 법성도 역시 여래장 전체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여래장 전체가 작용하여 나타나는 이치이다.
- 전체의 현상이 곧 여래장 전체
어느 한 중생의 아주 작은 성품을 지적하여 설명해 보더라도, 바로 그것은 모든 중생이 가진 세간의 법성과 모든 부처님께서 가진 출세간의 법성까지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아주 작은 성품을 거론하더라도 모든 세간의 법성을 전부 포함하고 있는 것과 같이, 여타의 다른 낱낱의 성품을 예로써 거론하더라도 이와 같이 모든 세간의 법성을 포함한다. 한편 나머지 일체 세간의 어떤 한 법성을 거론하더라도 일체 출세간의 법성을 모두 포섭하는 것과 같이, 모든 출세간의 낱낱의 법성을 거론하더라도 이와 같이 일체의 모든 세간 법성까지도 전부 포섭한다.
-하나의 현상이 모든 현상을 포섭
또한 아주 작은 현상법(私法)을 거론하더라도 일체의 세간과 출세간의 모든 현상법을 포함한다. 그리고 아주 작은 현상을 거론하더라도 일체의 모든 현상을 포함하는 것처럼, 그 나머지 세간, 출세간의 각 현상법 가운데 어느 한 현상법을 예로써 거론하더라도 이와 같이 모든 세간,출세간 현상법을 전부 포함한다. 왜냐하면 모든 세간, 출세간의 현상법은 세간, 출세간의 모든 제법(諸法)의 성품은 오직 하나의 여래장이 자체가 되어 융합되고 포섭되는 관계이기 때문에 세간, 출세간의 현상법도 서로 원융하고 포섭하여 서로 장애가 없게 된다.
-차별이 곧 무차별
따라서 <화엄경>에서는 [마음(心)과 '그 마음의 이치를 깨달은'부처님(佛)과 '마음 속에 이치로써 불성을 간직하고 있는'중생(衆生), 이 셋은 '공여래장의 측면에서' 절대로 차별이 없다]고 하였다.
<비유를 통한 이해>
비유하자면 마치 밝은 거울의 자체에 일체의 모든 물상(物像)을 비출수 있는 성품을 간직하고 있기에 '거울이 비친 모습들이' 각각 동일하지 않아 차별이 생기는 것과 같다. 이것이 바로 '차별이 없는 가운데 차별'이 벌어지는 이치이다.
만일 거울의 자체에 본래 각기 다른 물체의 모습이 구별되어 나타나게 하는 성품이 없다면 많은 물체들이 거울에 부딪쳐 오더라도 거울 속에 형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마치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꽃이 비록 밝고 깨끗하기는 하지만 여러 형상들을 비추어 사물의 모습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은 본래 물체를 비추는 성품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거울이 많은 물체의 모습을 나타낸 것을 보았다면 거울 속에 본래 물체를 비추는 성품이 간직되어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하나의 밝고 깨끗한 거울은 동시에 일체의 더럽고 깨끗한 물체의 모습을 함께 나타낼 수 있다. 즉 거울 속에 깨끗한 물체가 나타났다고 하여 다음 번에 더러운 물체가 나타나는 것을 방해하지 않고, 더러운 물체가 나타났다고 하여 다음 번에 깨끗한 물체가 나타나는 것을 방해하지 않아 서로 장애가 되지 않지만 동시에 더럽거나 깨끗한 물체들이 구별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거울에는 물체의 형상을 비추는 성품이 갖춰져 있어 거울에 다양한 모습이 나타나지만 원융하여 차별이 없으며 오직 하나의 거울 자체일 뿐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작은 형상을 비추는 성품이라도 거울 전체의 성품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일체의 어떤 작은 형상을 비추는 성품이라도 역시 거울 전체의 성품일 뿐이다.
따라서 아무리 작은 형상을 비추는 성품이라도 거울 전체의 성품과 다르지 않은 것처럼 그 나머지 낱낱의 미세한 물체를 비추는 성품과 낱낱의 커다란 물체를 비추는 성품, 더러운 물체를 비추는 성품과 깨끗한 물체를 비추는 성품들까지도 이와 같이 모두 거울 전체가 작용하여 물체의 형상을 비춰준다. 왜냐하면 아무리 작은 형상을 비추는 성품을 거론해 보더라도 이와 같이 그 나머지 일체의 모든 형상을 비추는 성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형상을 비추는 성품 속에도 일체의 모습을 비추는 성품을 간직하고 있듯이, 그 나머지 어떤 형상을 비추는 성품을 하나의 예로 거론해 보더라도 이와 같이 그 나머지 일체의 모든 형상을 비추는 성품을 포함하고 있다.
만일 하나의 작은 형상을 거론해 보더라도 일체의 형상을 포섭한다
하나의 작은 형상이 일체의 형상을 포섭하는 것과 같이, 그 밖의 다른 낱낱의 형상을 거론하더라도 이와 같이 역시 일체의 모든 형상을 전부 포섭하게 된다. 왜냐하면 일체의 형상은 바로 모든 형상을 비추는 성품으로써 자체를 삼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체의 모든 형상을 비추는 성품은 자체가 서로 융합하고 포섭하듯이 일체의 다른 모든 형상까지도 서로 융합하고 포섭한다.
이상의 비유에서처럼 모든 부처님과 모든 중생이 똑같은 청정한 여래장으로 자체를 삼았기 때문에 서로 방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남악혜사 지음 <대승지관법문>에서 일부 발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