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각(有心覺)과 무심각(無心覺)
한 생각의 망념이 일어날 때에 두 종류의 알아차림(覺)있다.
첫번째는 분별하는 마음이 있는 유심의 측면에서 알아차리는 유심각(有心覺)인데,
이는 한 생각의 망념이 일어나자 마자 그것을 살펴서 뒷 망념이 앞의 망념에 이어져서 상속되지 않게 하면, 그 즉시 그 망념에 휘말려들지 않는 것이다.
이를 두고 선종문하(禪宗門下)에서 말하기를
<망념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고, 그것이 망념임을 뒤늦게 알아차릴까 염려하라>고 했던 경우에 해당한다.
다시 말하기를 <홀연히 망념을 일으키면 병통이고, 그것이 망념임을 알아차리고 전념(前念)이 후념(後念)으로 이어져서 상속되지 않게 하는 것은 약이다>라고 하였는데, 왜냐하면 한 생각의 망상심이 나오면 바로 그 망상을 따라서 죄업도 같이 따라 나오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망념이 없는 무심의 측면에서 알아차리는 무심각(無心覺)인데,
이는 최초의 망념이 일어날 때, 그것은 바로 최초로 일어난 망념의 실체가 없음(허상)임을 알고, 따라서 그 망념에 뒤를 잇는 또 다른 망념이 상속되지 않고 다시 사라지기를 기다리지 않는 경우이다.
왜냐하면 한 생각의 망념이 나올 때에 그 망념의 실체는 끝내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마음 밖에 실재하는 법이 없음을 분명히 안다면 망정으로 떠오르는 인상(情想,이미지,상상개념)이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수행공부를 더 하지 않고 인식으로 생각하거나 언어로는 표현 못할 경지(不思議地)인 일심진여의 세계로 곧장 깨달아 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마치 병을 고치기 위해서 뜸을 하면서 그 혈을 올바르게 짚으면 병의 근원이 영원히 단절되는 것과 같다.
-종경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