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진인 2011. 9. 22. 19:32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윤동주-

 

 

 

- 行無行-

 

한강다리 건너서 강동으로

어느 낯선 동네 뒷산으로,

야트막한 릉 따라 한바퀴 돌고

 

어제는 강북으로

또 오늘은 강동으로

가는 길마다 항상 새로운 길

 

길가 달개비 꽃잎들, 

하늘색으로 깔깔거리며 반겨 웃고,

 

드높은 하늘엔

하얀 뭉게 구름이 두둥실

 

아가씨가 지나간다,  

잠깐 흘낏~

 

햇볕은 쨍쨍.

등줄기는 축축

 

가는 길,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으로-

시끄러운 교차로를 건너서 숲으로--

 

오늘도 또한 발목이 시도록

두 다리만 무지게 부린듯 하다마는

 

솔직히 말해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내디뎌 본 적이 없도다.

 

                                                 -白隱, 2011.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