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 가르침/禪詩

나타난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나니~

무한진인 2011. 3. 23. 20:24

 

 

- 무상권발심(無常勸發心) 게송-

 

1.

비록 세간에 있으나 물들지 않고(戒)

정법을 닦아 보리를 이루고(定)

널리 보살행을 지을지어다(慧). 

 

2.

나타난 모든 것 어느 것이 영원하며

들리는 온갖 소리 어찌 항상하랴,

마음으로 헤아리는 온갖 법 참되지 못하니

언제나 내 성품에 귀의 할지니.

 

3.

아무리 생각하고 헤아려도

생각은 언제나 생각일 뿐,

그 밖으로 뛰어나갈 수 없나니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아라.

 

본래 있는 것은 그대로 있고

본래 없는 것은 또한 없다.

다시 생기지도 없어지는 것도 아닌

본래 그대로,

 

여기서 무엇을 생각할 것 있으랴

그대 구도인이여,

이제 모든 생각을 떠나

고요히 삼매에 들어가라.

 

4.

백천 마디 말이 무슨 소용 있으랴,

세상은 모두 허망한 꿈인데

마음 닦지 않고 헛되게 보내다가

하루 아침에 병들어 누우면

그 때 후회한들 어찌 할 것인가.

 

이 세상 어느 것도 취할 것 없나니

하루살이 불꽃 탐함과 다름없다.

이 가운데서 무엇을 취할 건가,

철저히 무상을 관조하여

안과 밖 인연과 인정 모두 끊어 버려라.

 

5.

무엇이 좋고 나쁘단 말인가

온갖 오물이 쌓인 세간인데

비록 아름답게 보인다 해도

그것은 비단 보자기에 싼 부정물.

 

탐진치 삼독으로 만들어진

더럽고 해로운 것.

모든 것이 고통이라고 똑바로 보아

세간의 헛된 그림자에 속지 마라.

 

6.

세상은 하나의 불 타는 집

업의 불은 치성하고,

나고 죽는 바퀴는 쉬지 않는다.

이 가운데 있는 중생.

 

얻으면 뭣하고 잃으면 뭣하리

모두가 부질없는 고통일 뿐인데,

무엇을 다시 구할 것인가.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모두 떠나

본래 나의 모습으로 돌아감만 같지 못하다.

 

7.

道의 견지에서 세간을 보면

작은 통속에 꾸물대는 개미와 같다.

그곳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삼계라는 작은 울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 속에서 울고 웃는 중생들

쓸데없이 바쁘고 왕래하고

오고감이 끊어진 초월의 경지를

어찌하여 고요히 찾지 않는가.

 

아, 모든 것이 허망하고 환(幻)이기에

참으로 다행한 일,

그러므로 해탈할 인(因)이 되나니

그대여,어서 빨리 환(幻)에서 깨어나라.

 

8.

무심(無心)한 그곳에 무엇을 생각하리

일체가 끊어진 곳에 성품만이 또렷하니

만상은 고요하고 무심만 드러난다.

 

모든 것은 인연따라 지어가거니

특별히 마음낼 것 없도다

세상법을 따르나 출세간마저 떠나

고요히 만법과 하나되어 자취가 없다.

 

                                              -원인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