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진인/無爲閑人 心身不二

화두 "萬法歸一 一歸何處" 2009 가을 시즌 뉴~버젼

무한진인 2009. 12. 6. 18:37

 

중국 당나라시대의 선불교 조사인 조주스님(778~897년)에게 어떤 구도승려가 물었읍니다.

 

問;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이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

    (萬法歸一 一歸何處?) 

答; "내(조주자신)가 청주에 있을 때에 삼베적삼을 하나 만들었는데,그 무게가 일곱근이라네."  

 

 

     

그런데 그후 약450년정도의 세월이 흘러서 원나라시대(1238~1295년)의 선불교 조사인 고봉(高峰)스님은 조주스님의 화두를 보고는 한술 더 떳다.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이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라고 누가 물으면,나(高峰자신)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개가 혓바닥으로 펄펄끓는 기름 가마솥을  핥고 있느니라"

 

 

그 후 약 740여년의 세월이 지난 후,

2009년 가을, 한반도 남쪽 코리아, 

서울 한강변 어느 동네의 한 작은 공원 안.

바람이 불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낙옆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시간의 신이 가을의 길 모퉁이를 돌아가는 늦가을 11월 중순 어느 날,

 

별로 하는 일도 없이 매일 빈들 빈들 놀며 지내던 한 평범한 閑客이,

낙옆 깔린 한적한 공원벤취에 혼자 앉아서,

낙옆들이 나무가지에서 홀로 떨어져 나와 땅으로 곡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낙하하는 모습을, 입을 헤~ 벌린 채 신기한 듯이  일일이 지켜보고 있었다.

 

저쪽 공원 한구석의 휴지통 옆에서는 작은 개 한마리가 이쪽의 눈치를 보면서 끙끙거리며 볼일을 보고 있었지만,

개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일부로 그 개에게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노란 은행잎 하나가 

벤취에 앉아있는 閑客의 무릎 위로 살포시 내려 앉는다.

무릎 위에 내려 앉아 있는 노란 은행 잎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이내 손으로 집어들어 말없이 들여다 본다.

  

문득, 위의 두분 옛선사들의 萬法歸一 一歸何處의 화두가 연속으로 머리속에서 떠오르며,혼잣 말이 중얼거리며 기어 나온다.

 

"에~그, 이제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옛날 두 노친네들이 괜히 한바퀴 삥 둘러서 젊잔을 빼며, 사람들 헷갈리게 말씀하셨구만,  

'만법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이 하나는 어디로 돌아 갑니까?'라고 누가 나한테 물어 온다면,

나(白隱閑人)는 완전히 드러내 놓고, 이렇게 솔직하게 대답해 주겠다." 

 

"일단, 밖으로 나왔다고 여기면 개고생이지 !"

                                             _ . _     

                                                                                        (2009.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