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 가르침/법구경

법구경(7) 아라한

무한진인 2008. 11. 11. 21:06

 

 

90

지나야 할 길(생사의 길)을 이미 지나고

끊어야 할 걱정 일체 떠나서,

모든 얽매임에서 벗어난 사람에겐

괴로움도 번뇌도 있을 수 없다.

 

이미 세속의 여로(旅路)를 마치고

근심과 걱정을 떠나

모든 속박을 끊고 자유를 얻은 사람

그에게는 털끝만한 고뇌도 없다.

 

나그네는 마침내 고향집에 이르렀다.

저 영원한 자유 속에서

그는 이 모든 슬픔으로부터 벗어났다.

그를 묶고 있던 오랏줄은 풀리고

이 삶을 태우던

그 헛된 야망의 불길은 이제 꺼져 버렸다.

 

91

그들은 깊은 생각에 마음이 편안하여

다시는 사는 집(생사)를 즐겨하지 않나니,

기러기가 놀던 못을 버리고 가듯

이 세상의 사는 곳(생사)를 버리고 간다.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출가하여

집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호수를 등지고 떠나는 백조처럼

그들은 이 집과 저 집을 버린다.

 

멀리 더 멀리 보는 이는

높이 더 높이 난다.

그는 결코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흰새가 호수를 떠나 하늘 높히 나르듯

그는 이 집착의 집을 떠나 높이, 더 높히 난다.

 

92

만일 사람이 의지하는 바가 없고

쓰임새에는 절도가 있음을 알아,

마음은 비고, 상(相)도 없어, 해탈에 놀 때에는

그 사람의 자취는 찾을 길이 없다.

 

재산을 모아두지 않고

검소하게 먹는

그런 사람의 해탈의 경지는

텅 비어 아무 흔적도 없기 때문에

허공을 나는 새의 자취처럼

알아 보기가 어렵다.

 

음식을 지혜롭게 절제하며

니르바나의 길을 가고 있는 그를

뉘 감히 쫏아 갈 수 있단 말인가

부귀영화를 거부하고

니르바나의 하늘 높히 나는 그를.

 

93.

만일 그 마음이 더러움이 다하고

거짓된 즐거움에 집착이 없이,

마음은 비고,상도 없어, 해탈에 놀때에는

마치 허공에 나는 새의

그 자취를 찾을 수 없듯.

 

번뇌란 번뇌는 죄다 끊어 버리고

먹고 입음에 구애받지 않는

그런 사람의 해탈의 경지는

텅 비어 아무 흔적도 없기 때문에

허공을 나는 새의 자취처럼

알아 보기가 어렵다.

 

저 자유의 하늘 높히 나는 그를

니르바나의 그 길을,

뉘 감히 뒤쫏아갈 수 있단 말인가.

니르바나의 하늘은 처음도 끝도 없나니

여기 헛된 야망은 사라지고

탐욕의 미친 불길 꺼져 버렸다.

그는 마치 창공을 나는 새와 같아서

평범한 우리가 뒤쫒기는 매우 어렵다.

 

94

만일 사람이 잘 길든 말처럼

욕심을 따르는 감관을 억제해서,

교만한 마음의 더러움을 다하면

모든 천신도 그를 공경하나니.

 

잘 길들인 말처럼

모든 감관이 잔잔하고

교만과 번뇌를 끊어 버린 사람은

신들까지도 그를 부러워한다.

 

마부가 말을 길들이듯

감각을 지혜롭게 절제하는 이,

그는 헛된 야망과 자만심에서 벗어난다.

이제 저 하늘의 신들조차도

축복의 꽃비 뿌리며 그를 찬양한다.

 

95

땅과 같아서 다투지 않고

산과 같아서 움직이지 않으며

진흙이 없는 못과 같아서

이 참사람(아라한)에게는 생사가 없다.

 

대지와 같이 너그럽고

문지방처럼 의무를 다하고

흙탕이 없는 호수처럼 맑은

그같은 사람에게 윤회는 없다.

 

그는 대지와 같이 모든 걸 포용한다.

그는 저 돌기둥처럼 단단하다.

그는 호수처럼 깊고 맑다.

삶과 죽음이 끝없이 반복되는

삼사라(윤회), 이 악순환으로부터

그는 멀리 벗어나 있다.

 

96

마음이 이미 고요해지고

말도,행동도 고요해,

바른 지혜로써 해탈한 사람은

이미 적멸에 돌아간 사람이다.

 

바른 지혜로 해탈하고

평안을 얻은 사람은

마음이 잔잔하게 가라앉고

말과 행동도 조용하다.

 

그는 그 영혼의 빛 속에서

그는 그 자신의 자유를 발견한다.

거친 사고(생각)의 물결은 자고

뒤틀린 언어의 바람은 잔잔하다.

보라, 그의 행위는

이제 생명의 리듬을 타고 있다.

 

97

욕심을 버리고 집착을 떠나

삼계(三界)의 속박을 이미 벗어나,

유혹을 물리쳐 욕망을 버린 사람,

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사람이다.

 

사특한 믿음없이 절대를 깨달아

윤회의 줄을 끊어 버리고

온갖 유혹을 물리치고 욕망을 버린 사람

그는 참으로 뛰어난 사람이다.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는 이,

저 영원의 진리(니르바나)를 깨달은 이

삶의 이 속박을 끊어 버리고

그 유혹마저 물리쳐 버린 이,

그리고 욕망을 멀리 저 멀리 던져 버린 이,

그 사람이야 말로 가장 위대한 인간이 아니겠는가?

 

98

촌락에서나, 숲 속에서나,

평야에서나, 고원에서나,

저 아라한이 지나가는 곳,

누가 그 은혜를 받지 않으리.

 

마을이거나 숲이거나

골짜기거나 평지거나

예배할 만한 분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이거나 그곳은 즐겁다.

 

도시면 어떻고 시골이면 어떤가

산속이면 어떻고 또 시장바닥이면 어떤가

그 영혼이 깨어 있는 이에게는

이 모두가 축복의 땅인 것을.

 

99

보통 사람이 좋아하지 않는

고요한 것을 그는 즐긴다.

바랄 것 없고 구할 것 없어

위 없는 즐거움을 그는 즐긴다.

 

사람들이 없는 숲속은 즐겁다.

세상사람들이 즐거워하지 않는 곳에서

탐욕을 버린 이들은 즐거워한다.

그들은 감각적인 쾌락을 구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살지 않는 저 산속은

그에게는 축복의 곳이거니

그는 이제 욕망의 무거운 짐 벗어버렸다.

세상사람들 아지 못하는 그 즐거움을

그는 그곳에서 홀로 느끼고 있다.

 

 

                                                                                     - 법구경-

                                                                   - 첫번째 K 교수 번역-

                                                                   - 두번째 B 스님 번역-

                                                                   - 세번째 S 시인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