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 가르침/꿈과 인생
탁숙(託宿)
무한진인
2008. 9. 6. 11:37
세상의 학자(學者)들은 사리(事理)를 분별(分別)하는 것이
지혜(知慧)라고 믿고 있고,
옳고 그른 것을 따지는 것이
의리(義理)라고 여겨서 몸이 다할 때까지 무진애를 쓰곤 한다.
그러나 한 가지도 명확하게 알아내는 것은 없다.
그들은 시비(是非)의 분별력이라는 것이
학문하는 과정에서 잠시동안 임시로 활용하는 도구일 뿐,
진실로 그곳에 주저앉아서 머무르고 집착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전혀 알지 못한다.
무슨 근거로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증명되는가.
꿈 속에서 어떤 사물의 이치를 생각하는데,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이
마치 논리적으로 아주 정연하고 명확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 꿈을 깨고 나면
그 분명해 보였던 분별(分別)적인 생각은 연기같이 사라져 잊어 버린다.
바둑판 위의 옳고 그른 것은
그 바둑판 안에서만은 나름대로 일시적이나마 근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국(對局)을 걷어 치우고 나면,
바둑판 위에서의 그 옳고 그른 시비는 꿈처럼 저절로 그쳐 버린다.
이 세상이라는 바둑판에서 떠나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述夢鎖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