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선사 수행공부 열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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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옹선사 부도탑, 운악산 현등사>
1. 모양을 보면 그 모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떻게 모양과 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2. 모양과 소리에서 벗어났으면 반드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바르게 시작할 것인가?
3. 공부를 시작했으면 그 공부를 익혀야 한다.
공부가 익은 때는 어떻한가?
4. 공부가 익었으면 나아가 업의 명줄이 끊어져야 한다.
업의 명줄이 끊어질 때는 어떠한가?
5. 업의 명줄이 끊어지면 담담하고 냉냉하여
아무 맛도 없고 기력도 없다.
의식이 닿지 않고 마음이 오가지 않으며
허깨비같은 이몸이 인간세상 에 있는 줄 모른다.
이것은 어떤 경계인가?
6. 공부가 지극해 지면 가만히 있을 때나 움직일 때나(動靜)
틈이 없고 자고 깨어남에 한결 같아서 부딪쳐도 흩어지지 않고
움직여도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
마치 개가 기름이 끓고 있는 솥을 보고 �으려 해도 �을 수 없고
그만두려 해도 그만 둘수 없는 것과 같다.
이때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7. 갑자기 백스무 근이나 되는 짐을 내려 놓는 것과 같아서
천지가 무너져 단박 꺾인다.
천지가 흩어져 단박 끊길 때 어떤 것이 그대의 자성(自性)인가?
8. 자성을 깨쳤으면 자성의 본디 작용은 인연을 따라
적절하게 쓰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엇이 본디 작용이 맞게 쓰이는 것인가?
9. 마음의 작용을 알았으면 생사를 벗어나야 한다.
눈빛이 땅에 떨어져 죽을 때 어떻게 그 죽음을 벗어날 것인가?
10. 삶과 죽음을 벗어났으면 가는 곳을 잘 알아야 한다.
몸이 뿔뿔히 흩어질 때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
-나옹 혜근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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