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7. 21:56ㆍ성인들 가르침/불교 교리 일반
사(思),유(惟),수(修)로 번역되는 선(禪)은 ‘jhāyati’ 즉 ‘명상을 방해하는 심리적 요소를 태워버리다’의 뜻이다. 이 선에는 4가지 단계가 있다.
마음이 한 곳에 집중된 상태를 선정이라고 한다면,
불선(不善)한 행위와 심리적 상태를 분별하고 관찰해서 소멸시킨 후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 상태가 제1선이고,
선악을 분별하는 기능을 놓아버린 후,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는 제2선이고,
마음속에 먼 과거로부터 쌓여온 고통, 한(恨), 응어리가 풀려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진 것이 제3선이고,
몸과 마음이 고통과 즐거움, 슬픔과 기쁨 등 모든 감정에서 초월된 상태가 제4선이다.
제4선은 평정한 마음의 상태이고, 법(法, 4성제)을 있는 그대로 바라 볼 수 있는 최선의 상태이다.
선정을 경험한 후 초선에서 4선까지를 거듭 거듭 자주 드나들면서 잠재의식에 남아 있는 감성의 묵은 때를 닦아내면 육신통, 특히 천안통과 숙명통이 계발된다.
4선을 경험은 했으나 선정을 자주 닦지 않고 지혜 쪽으로 계발하면 묵은 업장들이 완전히 씻기지 않아서 신통력은 더 이상 계발되지 않는다.
선을 정으로 계발시키고 닦아서 5신통을 얻은 후 법의 눈을 얻든지(양면해탈),
지혜를 더 강하게 닦아서 5신통 없이 제4선에서 바로 법의 눈을 얻든지(지혜해탈)는 정(定)의 유무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것이다.
욕계 색계 무색계의 삼계를 오온으로 설명한다면,
10악 가운데 신(身),구(口),의(意) 7악을 제거하면 욕계의 색(色,신체적 행위)을 다스린 것이 되고, 초선에서 4선까지를 성취하면 수(受,감정적인 것)를 다스린 것이 된다.
제4선에서는 사랑과 미움, 괴로움과 즐거움 등 수(受)의 번뇌를 적극적으로 다스려서 평온의 상태가 된다.
그리고 정(定)의 경지인 공무변처, 식무변처(識無邊處), 무소유처는 생각이 바탕이므로, 이 상태에서는 상(想)이 다스리게 된다.
공간을 마음대로 오가기 때문에 공무변처(신족통,천이통)이고,
생각이 움직이는 대로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식무변처(타심통)이고,
공간과 의식, 자신과 타인의 생각을 다 초월하고 놓아버리므로 무소유처라고 한다.
이 상태에서 마음이 어떤 붙잡음(取)도 없고 걸릴 것(結)도 없기 때문에 과거와 미래를 마음대로 오가며 인과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숙명통, 천안통).
이와 같이 생각과 의식을 제어(Control)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적멸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잠재의식 속에 깊이 남아 있는 마음속 무기(無記) 즉 무덤덤한 느낌의 인상(印象)들은 생각도 아니고, 생각이 아닌 것도 아니므로(非想 非非想處, 行) 보기도 어렵고 다스리기도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잠재의식에 잠자고 있던, 인간이 경험한 모든 느낌과 개념, 즉 괴로움과 즐거움 그리고 무덤덤함(무기)이라는, 세 가지가 씻기면 생각(想)과 느낌(受)이 완전히 멈춰지게 되고,
생각과 느낌이 멈추면, 모든 수,상,행,식이 사라지게 되는 적멸의 상태인 상수멸정(想受滅定)에 들어가게 된다.
이와 같은 ‘상수멸정’의 상태에서 색계, 무색계의 그 무엇에도 미련이 남아 있지 않으면 그를 해탈한 자(아라한)라 한다,
숙업에 의한 여러 인연이 아직 남아 있으면, 그를 천상에 가서 해탈할 자(阿那含)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색계 천상의 정거천에서 남은 숙업을 정화한 후에 해탈하기 때문이다.
선정에는 또한 집중 선정과 팔정도를 통한 중도 선정이 있다.
팔정도를 통한 중도 선정은 마음 안에 기억된 감성적 요소인 여러 가지 탐욕과 스트레스, 한(恨)과 상처들이 씻겨 나간 상태에서 생겨난 선정이다.
계(戒)를 지켰다고 선정이 저절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행위의 분별을 통해 악행을 저지르지 않고, 일념에 집중하며, 잠재적 감성의 번뇌를 정화하는 등 이 세 가지의 정신적인 상태가 뒤따라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마음의 성냄, 탐착 등을 먼저 다스리지 않고 대상에 단순히 집중하는 것을 집중삼매라고 하는데,
이것은 힌두교나 도가(道家)의 선정 수행이 불교에 도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처님은 마음의 정화에서 오는 선정을, 도가나 요가는 기(氣)의 정화에서 오는 선정을 중요시한다.
- 등현스님 지음 <불교를 _ _ _ 꿰뚫다> -
(등현스님: 고운사 화엄승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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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1.27. 첫눈 오는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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