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선사] 섣달 그믐날 밤에 하신 법문 외 1

2024. 2. 9. 21:33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텅 비고 밝은 것이 활짝 드러나니, 대상도 조건도 다 끊어져 버렸습니다.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무어라 말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영산에서 열렸던 법회에서는 부처님께서 곷을 들어 모인 대중에게 보이셨고,소림굴의 달마스님께서는 해탈법을 묻는 혜가스님을 밤새 눈 속에 서 있게 하여 무너지지 않는 편안함을 얻게 하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시간 밖에 있는 크고 밝은 빛을 터트려서 자기의 본디 모습을 비춰 보십시오."

 

스님은 불자를 세우시고 "이것이 본디 모습이라면 어떤 것이 불자입니까?"

하시고는 또 불자를 세우시고 말씀하셨다.

"이것이 불자라면 어느 것이 본디 모습입니까?

여기서 바로 모든 의심이 다 사라져 버리면 숨길이 끊어지는 섣달 그믐날에도 허둥되지 않을 것이나, 만일 조금이라도 의심이 남아 있다면 지금이 바로 그 섣달 그믐날입니다. 자, 여러분은 어떻게 끝장을 내겠습니까? "

 

스님은 불자를 들고 말씀하셨다.

" 한 가닥 끝없는 실끈처럼 한없이 오랜 세월을 이어지는 이 참모습은 지난날에도 이와 같았고 앞으로도 이와 같을 것이며 오늘날에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들이 맞고 있는 이 밤은, 묵은 해는 가지 않았고 새해는 오지 않은 때이니, 바로 이런 때 말해 보십시오. 헌 것 새 것을 함께 벗어난 그 한마디는 무엇입니까? "

 

스님은 불자를 던지시며 말씀하셨다.

 

" 이 밤의 끝으로 저무는

묵은 해여,

이 밤의 끝으로 다가오는

새해여,

살펴 가십시오. "

 

스님은 자리에서 내려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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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선공부 하는 데 살펴야 할 열 가지 가닥

 

1.세상 사람들은 모두 모양을 보면 그 모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모양과 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2. 소리와 모양에서 벗어났으면 반드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바른 공부를 시작할 것인가?

 

3. 공부를 시작하면 반드시 그 공부를 익혀야 하는데,

공부가 바로 익은 때는 어떠한가?

 

4. 공부가 익었으면 이 익은 공부마저 비워야 한다.

비운 때는 어떠한가?

 

5. 익은 공부를 비우면 조촐하고 서늘하여 아무 맛도 없고 아무 힘도 없다.

생각이 일어나지 않고 뜻이 설 자리가 없으며, 허깨비같은 이 몸이 사람 사는 세상에 있는지 조차 모른다. 바로 여기에 이른 때는 어떠한가?

 

6. 공부가 더할 나위 없게 되면 움직이거나 가만히 있는 사이도 공부가 틈이 없이 되고, 또 잘 때나 깨어있을 때나 한결같아서, 부딪쳐도 흩어지지 않고 흔들려도 없어지지 않는다. 마치 개가 기름이 끓는 솥을 보고 핥으려 해도 핥을 수 없고 그만두려고 해도 그만둘 수가 없는 것과 같다. 이때에는 어찌해야 되겠는가?

 

7. 갑자기 백스무 근이나 되는 등짐을 내린 것 같아서, 나와 세계가 단박에 텅텅 비어버리니, 이때는 어떤 것이 그대의 참모습인가?

 

8. 참나를 깨쳤으면, 이 참나가 하는 본디 일이란 인연에 따라 그때 그때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어떻게 이 참나가 하는 본디 일을 풀어 쓸 것인가?

 

9. 참나가 하는 일을 알았다면 삶도 죽음도 다 벗어나야 하는데,

그대가 숨을 거둘 때 어떻게 삶과 죽음에서 벗어날 것인가?

 

10. 삶과 죽음을 벗어났다면 가는 곳을 알아야 한다.

몸과 마음이 흩어져버리면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

 

                                                                        - 무비 역주 <나옹선사 어록> 민족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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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

 

                        정다운 가족들과 함께

 

                        평안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무한진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