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 25-3

2023. 11. 1. 21:00성인들 가르침/불교경전

그 때 저 수라타 아라한은 상좌 앞에 서서 합장하고 상좌에게 말할 것이다.

'상좌여, 다만 바라제목차만 말씀하시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사리불이나 목건련 같은 큰 비구들이 배운 법 따위는 우리들도 이미 다 배운 것입니다. 여래께서 열반하신 지 이제 이미 천 년이나 되었지만, 그분께서 제정하셨던 율의(律儀)는 우리도 모두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게송을 말할 것이다.

상좌여, 이제 내 말 들으시오.

내 이름은 수라타라고 하오.

번뇌가 이미 다한 아라한으로

대중들 가운데서 사자후(獅子吼)라 합니다.

저 모니의 진정한 제자와

부처님을 신봉하던 모든 귀신들

그 성인께서 하셨던 말씀 듣고

슬피 울면서 눈물 흘렸다오.

머리를 떨구고 법 멸함을 염려하며

지금부터 이 뒤로는

더 이상 법을 연설할 이 없고

계율과 별해탈(別解脫)도

이 세상에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으리니

법의 다리는 이제 이미 무너졌고

법의 물은 다시는 흐르지 않으며

법의 바다는 이미 말라버렸네.

법의 산도 이미 무너져 내리고

법 모임은 이제부터 끊어질 것이다.

법 깃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고

법 발[足]로 다시 걸을 수 없으리.

계율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요

법 등불 다시는 비치지 않으리.

법 바퀴 다시는 구르지 않고

감로의 문은 영원히 닫기겠구나.

법의 스승 이 세상에 계시지 않아

착한 사람이 묘한 도(道) 말해주어도

중생들 그 착함 분별하지 못하리니

들짐승과 무엇이 다르랴?

그 때 부처님의 모후(母后)이신 마하(摩訶) 마야부인(摩耶夫人)이 천상에서 내려와 여러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울부짖으면서 '아아! 괴로워라. 바로 이 분은 내 아드님이시다. 여러 아승기(阿僧祇) 겁(劫) 동안 온갖 고행(苦行)을 닦으면서 수고로운 몸을 돌보지 않고 덕을 쌓아 부처가 되었건만, 이제 갑자기 사라지고 말았구나.'

그리고 게송을 말할 것이다.

'내가 바로 부처님의 친 어미라네.

내 아드님 고행(苦行)을 쌓으며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지내고서야

마침내 참 도[眞道]를 이루셨다네.

그 슬픔 주체할 길 없나니

이제 그 법 갑자기 사라졌구나'라고 하였네.

아아! 슬프다 지혜로운 사람이여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온

법을 지닌 채 다툼을 버렸는가?

더할 나위 없이 높으신 모든 왕으로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두타(頭陀)의 묘한 행 닦으면서

숲 덤불 속에 머물고 있는

그와 같은 진정한 부처님 제자

지금은 어디에 있다 하리요.

이제 다시 이 세간에는

위엄과 그 덕은 아주 없어졌으니

넓은 들판이나 산 수풀 속에

모든 신들 잠자코 말이 없어라.

보시와 계율로 중생을 보살피고

계율을 믿어 스스로 장엄하며

욕됨을 참고 순박하며 곧게 수행하고

모든 착함과 악함을 관찰했건만

이와 같이 훌륭한 법들이

이제 갑자기 아주 없어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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