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트 족첸 명상 (13)

2023. 8. 23. 21:33성인들 가르침/기타 불교관련글

 

생각과 감정의 본질을 자세히 살펴보기(1)

 

미팜 린포체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무시(無始)이래 지금까지

이 윤회계에서의 행복과 슬픔은

보이는 모습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마음의 힘이 환영처럼 만들어내는 것일 뿐으로

그대의 인식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우리는 깨달음의 세 번째 단계인 정신작용의 환영에 대한 중요성을 살퍼볼 것입니다.

계곡 저편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있고, 그 너머에 구름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무지개는 무척 아름답고 빛과 색을 발산하여 계곡 전체를 뒤덮었으며 마치 한 편의 예술작품 같습니다. 하늘의 구름들은 산처럼 굽이쳐 흐릅니다.

멀리서 볼 때 무지개는 화려하고 구름은 장대해 보입니다.

그런데 무지개에 가까이 갈수록 점점 더 희미해집니다.

실체가 없고 견고한 물리적 대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채로운 색이 곡선으로 나타났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사라집니다.

무지개는 특정각도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구름도 힘차고 장대해 보이지만 그곳에 있는게 아닙니다.

구름 안으로 들어가 보면 오직 습기와 안개만 있습니다.

그 힘차 보이던 구름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구름들은 결코 그곳에 있던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멀리서 보면 그 거리가 인상적인 형상을 만들어내지만 가까이 가면 그저 습기와 공기뿐입니다.

 

마찬가지로 화나고 우울하고 슬프고 정신현상이 압도할 때,

우리는 이를 매우 생생하게 경험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엄청 화가 났는데 '그는 진짜 머저리야, 그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진짜 화가 난다.'라고 속으로 이렇게 말하면 화가 더 납니다.

그 사람에게 집중할 때 분노와 원한을 더 강하게 느낍니다.

그러나 분노를 이끓어내는 대상에서 주의를 돌려 '분노'라는 감정 자체를 가까이 관찰한다면,

그것이 진정 무지개나 구름처럼 상황에 의존한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때에 분노를 가까이 가서 본다면 분노가 무지개와 구름처럼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대처를 할 때 분노의 에너지는 환(幻)이기 때문에 사라집니다.

분노는 무지개나 구름처럼 환일 뿐입니다.

상황과 인식이 분노가 나타나도록 만듭니다.

분노를 자세히 들여다 볼 때, 분노의 에너지에 초점을 맞춰 직접 바라보면 우리의 인식이 바뀝니다. '분노'라고 식별할 수 있는 실체가 없다는 것을 보게 되죠.

 

생각과 감정의 물결이 당신의 마음에 일렁일 때

자연스런 명상 상태에서 그들을 직접 바라보라.

이 모든 현상들은 자연스레 열린 인식 안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것이 자연해탈의 이례적인 왕(王)이다.

 

분노의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이 훈련은 분노와 슬픔과 같은 유해한 경험을 포함한 슬픔과 같은 유쾌한 경험을 포함한 모든 정신현상이 환(幻)에 불과하다는 통찰을 줍니다.

이는 단지 임의적인 해석이고,

사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상황에 의존하며 우리의 마음이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감정이 정당하지 않고 억제해야만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는 청정하고 열려있는 청정본심의 광대한 견해에서 감정을 바라보고 감정은 우리 자신이 아니란 것을 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감정을 다룰 수 있게 됩니다.

 

정신현상은 상황에 의존합니다.

고유한 성품이 없고 변하는 상황에서 마음의 작용이 있을 뿐입니다.

마치 무지개처럼 특정한 상황과 우리의 시각이 만든 인상입니다.

마음속 에너지는 어떤 시점에서 보면 분노처럼 보이지만

다른 시점에서 보면 그곳에 있지 않습니다.

심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덧없고 일시적인 상황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입니다.

 

정신현상들이 우리를 화나고 우울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만들 때마다,

실재하는 것인 양 그 경험에 매달리는 반응을 합니다.

정신현상에 집중하면 그것들에게 힘을 부여하게 되고 그 부작용의 결과를 매우 생생하게 겪습니다. 실제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느끼며 그것들에게 휘둘리게 됩니다.

 

-올갠 초왕린포체 지음, 수연 옮김 <프리스틴 마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