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다 왕문경 공부] 4. 윤회 (4)

2023. 7. 6. 21:54성인들 가르침/불교경전

 

시간의 근원

 

[본문]

밀란다왕 :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근원은 무엇입니까?

나가세나 : 무명(無明)입니다.

무명으로 인해 행(行)이 있고,

행으로 인해 식(識)이 있고,

식으로 인해 명색(名色)이 있고,

명색으로 인해 촉(觸)이 있고,

촉으로 인해 육입(六入)이 있고,

육입으로 인해 수(受)가 있고,

수로 인해 애(愛)가 있고,

애로 인해 취(取)가 있고,

취로 인해 유(有)가 있고,

유로 인해 생(生)이 있고,

생으로 인해 노사(老死)와 우비고뇌(憂悲苦惱)가 있습니다.

 

[해설]

무명은 모든 번뇌의 뿌리로서 근본 번뇌라고도 한다.

그런데 왜 무명이 시간의 근원인가?

시간은 바로 의식의 움직임이며, 의식의 움직임으로부터 번뇌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무명 다음으로 이어지는 것은 윤회의 메카니즘인 십이지연기(十二支緣起)로서 붓다가 깨달은 진리이다. 붓다는 자신의 끝없는 삶의 순환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 동력이 무엇인지 통찰한 후 윤회의 수뢰바퀴를 멈추었다. 그리고 말했다.

"나는 이제 알았다. 집을 짓는 자가 누구라는 것을 ! "

집이란 중생이라는 개체(마음과 몸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을 짓는 자는 무명(無明)과 행(行)에 뿌리를 둔 애(愛)와 취(取)이다.

이 둘은 거의 쌍둥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애취(愛取)로 통칭할 수도 있다.

즉 애욕과 집착이 중생의 개체를 형성하고, 또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는 말이다.

십이연기는 중요하므로 다시 설명하겠다.

 

① 무명(無明)

밝지 못한 상태는 것은 진리에 대한 무지를 말한다.

진리는 물론 연기(緣起), 공(空), 중도(中道) - - - 등이다.

무명을 서두에 두는 까닭은 시간적으로 시초라기보다는 윤회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의미가 있다.

 

② 행(行)

진리에 대한 어두움으로 인해 인간의 모든 행위는 특정한 경향성을 갖게 된다.

몸짓이나 말, 생각은 행위(業)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을 통해 습관을 형성하고,

동시에 잠재적인 힘으로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다가 조건이 갖추어지면 밖으로 표출되면서 다시 업을 강화한다. 행(行)은 업(業)이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다.

 

③ 식(識)

특정 성향(行)은 강물을 물들이는 물감처럼 의식을 타고(乘), 혹은 의식을 물들이며(染), 흘러간다.

사람이 죽을 때 육체는 소멸하지만 의식의 흐름은 무상하게 변하면서(不常) 동시에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 사람이 죽은 후에 이 식이 다시 의식체(意識體), 즉 중음신(中陰身)을 갖게 된다.

 

④ 명색(名色)

명(名)은 정신적 요소를 말하고, 색(色)은 육체적 요소를 가리킨다.

일정한 경향성을 기지고 흘러가던 의식이 물질적 토대와 결합하여 인간 존재의 초기 단계에 접어든다. 구체적으로는, 중음신이라는 의식체(名)가 모태의 수정란(色)과 결합하는 것이다.

 

⑤육입(六入)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주위의 자양분을 받아들여 여섯가지 감각기관으로 분화된다.

여섯은 눈, 귀, 코, 혀, 몸, 마음이다. 불교에서는 마음도 다른 감각기관과 같이 취급한다.

 

⑥ 촉(觸)

여섯가지 감각기관은 그것들에 상응하는 대상과 접촉하게 된다.

눈은 색이나 형체, 귀는 소리, 코는 냄새, 혀는 맛, 몸은 감촉, 마음은 생각이 그 대상이다.

 

⑦ 수(受)

감각, 혹은 느낌을 가리킨다. 여섯가지 감각기관이 그 대상들과 접촉함으로써 감각이 형성된다.

감각은 즐거운 것(樂), 괴로운 것(苦),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것(不苦不樂 = 無記) 드응로 분류된다.

 

⑧ 애(愛)

감각에 대한 에착이 일어난다. 즐거운 것에 대해서는 끝없이 향유하려는 탐욕이 일어나고,

괴로운 것에 대해서는 싫어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좋고 싫음에 대한 분별과 집착이 이후의 단계를 지배하여 괴로움을 낳고, 윤회의 원동력이 된다.

 

⑨ 취(取)

탐욕과 증오에 따라 대상을 취하거나 버린다. 전 단계(受)의 연속으로 더 강화된 형태이다.

보통 애취(愛取)로 통칭하기도 한다.

 

⑩ 유(有)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한 개체로서 완성된다. 즉 자기를 하나의 독립된 실체로 착각하게 된다.

전 단계인 집착은 현존재의 구성요건이자 다음 생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이 된다.

 

⑪ 생(生)

애욕과 집착의 힘에 의헤 또, 다른 생이 이어진다.

 

⑫ 노사(老死), 우비고뇌(憂悲苦惱)

한 번 태어난 이상 늙고 죽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죽으면 사후의 의식은 또 다시 새로운 물질적 토대를 찾는다.

우비고뇌(憂悲苦惱)는 이러한 생의 흐름은 오직 근심과 비탄과 고통과 슬픔을 낳을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깨어있지 못한 삶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이 모든 과정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 진리에 대한 무지, 즉 무명이다.

이것은 십이지연기에 대한 여러 해석 중에서 ① ~③을 과거생, ④ ~⑩을 현생, ⑪,⑫를 미래생으로 보는 견해(三世兩重因果)를 취한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의식의 변화가 없으면 시간은 존재할 수 없다.

변화하는 인식 주관이 변화하는 객관 대상을 인식함으로써 시간이 탄생한다.

<대승기신론>의 이른바 무명(無明業相)으로 인한 보는 자(能見相)와 보이는 것(境界相)의 분열이다. 나가세나가 무명을 시간의 근원이라고 한 것은 시작도 끝도 없는 순환(십이지연기)의 출발점이기도 하지만, 생각을 일으키는 중생의 마음(生滅心)이 곧 무명이기 때문이다.

 

- 서정형 역해 <밀란다 왕의 물음> 공감과 소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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