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7. 22:21ㆍ성인들 가르침/불교경전
618. 사과경(四果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4념처(念處)를 많이 닦아 익히면 네 가지 과보[四果], 즉 네 가지 복과 이익을 얻을 것이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수다원과(須陀洹果)·사다함과(斯陀含果)·아나함과(阿那含果)·아라한과(阿羅漢果)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19. 사타가경(私陀伽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살라국(拘薩羅國)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사가타(私伽陀) 마을 북쪽에 있는 신서림(身恕林)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세상에 당기[幢]놀이를 하던 어떤 광대가 어깨에 당기를 세우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당기 위에 올라갔을 때 아래에 있는 나를 보호하라. 그러면 나도 너희들을 보호하겠다. 이렇게 서로 모여 보호하고 붙들어 주면서 광대놀이를 하면 많은 재물을 벌 것이다.'
그 때 광대의 제자들이 그 스승에게 말했다.
'그 말씀대로 하면 안됩니다. 그저 제각기 자신을 소중히 보호하면서 광대놀이를 하기만 하면 많은 재물을 벌고 몸에 별탈 없이 안전하게 내려 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스승이 대답하였다.
'너희들 말대로 제각기 자신을 소중히 보호하라. 그런데 그 의미는 내가 말한 것과 마찬가지다.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때 그것은 곧 남을 보호하는 것이요, 남을 보호할 때 그것은 역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니, 마음으로 스스로 친근하고 서로 닦아 익혀 보호함을 따라 체험을 얻으면, 이것을 스스로를 보호하고 남을 보호하는 것이라 한다. 어떻게 남을 보호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가? 남을 두려워하지 않고 남을 어기지 않으며, 남을 해치지 않고 인자한 마음으로 남을 가엾이 여기면, 이것을 남을 보호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라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한다. 즉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이도 4념처를 닦아야 하고 남을 보호하려는 이도 또한 4념처(念處)를 닦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20. 원후경(猿?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큰 설산(雪山)9) 속, 차가운 얼음이 있는 험준한 곳에는 원숭이조차 없는데 어떻게 사람이 있겠는가? 혹 어떤 산에는 원숭이는 살지만 사람은 없고, 혹 어떤 산에는 짐승과 사람이 함께 산다. 그런 산에다 사냥꾼은 원숭이들이 다니는 곳에 밀떡 아교를 풀에 발라둔다. 그러면 영리한 원숭이는 그것을 멀리 피해가지만, 어리석은 원숭이는 그것을 멀리 피하지 않고 손으로 건드리다가 그만 손이 붙어버리고, 다시 두 손으로 그것을 떼려 하다가 곧 두 손이 다 붙어버리며, 발로 떼려 하다가 다시 발이 붙어버리고, 입으로 풀을 물어뜯다가 곧 입도 붙어버린다. 그렇게 다섯 부위가 함께 붙어 땅에 쓰러져 누워 있으면 사냥꾼이 와서 막대기로 꿰어 짊어지고 갔다.
비구들아, 알아야 한다. 어리석은 그 원숭이는 자기의 경계과 부모가 사는 영역을 버리고 다른 경계에서 놀다가 그런 고통을 당한 것이다. 그와 같이 비구들아, 어리석은 범부는 촌락을 의지해 살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할 때, 그 몸을 잘 단속하지 않고 감관을 지키지 않아서, 눈으로 빛깔[色]을 보고는 곧 집착을 일으키고, 귀는 소리에, 코는 냄새에, 혀는 맛에, 몸은 감촉에 모두 집착하나니, 어리석은 비구는 안의 감관과 바깥의 다섯 대상에 묶여 악마의 욕망대로 따르게 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땅히 이렇게 배워 자신이 다닐 곳, 부모의 경계에 의지해 살고 다른 영역, 다른 경계는 다니지 말아야 한다. 비구들아, 어떤 것이 자신이 다닐 곳, 부모의 경계인가?
이른바 4념처이니,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21. 연소비구경(年少比丘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은 많은 비구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존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여러 승랍이 적은 비구[年少比丘]10)들을 장차 어떻게 가르쳐야 하며, 그들을 위해 어떻게 설법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여러 승랍이 적은 비구들은 4념처(念處)를 닦아 익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내지)……몸을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니라.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하고,……(내지)……법을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일 배우는 지위에 있는 비구가 아직 더 나아가지 못해 안온한 열반(涅槃)에 뜻을 두어 구할 때,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한다면, 또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한다면,……(내지)……법에서 멀리 떠나게 되기 때문이다. 또 만일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모든 무거운 짐을 버리고, 모든 번뇌[有結]를 다하여 바르게 알고 잘 해탈하였더라도, 마땅히 그 때에도 마찬가지로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묾을 닦아,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한다면, 또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문다면,……(내지)……법에서 멀리 떠나게 되기 때문이니라.
그 때 존자 아난은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
9) 팔리어로는 Himavanta라고 함. 인도 북부에 위치해 있으며, 지금의 히말라야산을 말하는데, 일년 내내 눈이 항상 쌓여있는 데서 유래한 이름임.
10) 출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법랍(法臘)이 어린 젊은 비구들을 말함.
622. 암라녀경(菴羅女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발지국(跋祇國)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비사리국(舍離國)의 암라원(菴羅園)11)에 이르러 머무셨다.
그 때 암라녀(菴羅女)는 세존께서 발지국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암라원에 이르러 그곳에 머물고 계신다는 말을 듣고,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공경하고 공양하기 위해 곧 자신의 수레를 치장하고 비사리성을 출발하였다. 그리고 암라원의 문에 이르러서는 수레에서 내려 걸어가다가, 세존께서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시는 것을 멀리서 보았다. 세존께서도 멀리서 암라녀가 오는 것을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는 힘써 마음을 거두어 머물며, 바른 기억[正念]과 바른 지혜[正智]로 있어라. 지금 암라녀가 오고 있기 때문에 너희들을 경계시키는 것이다.
어떤 것을 비구가 힘써 마음을 거두어 머무는 것이라 하는가? 비구는 이미 생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끊어야 하나니, 의욕을 일으켜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마음을 거두고, 아직 생기지 않은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일어나지 않게 하며, 아직 생기지 않은 착한 법은 생기게 하고, 이미 생긴 착한 법에는 언제나 머물러 잊지 않게 하여, 닦아 익히고 더욱 채우며, 의욕을 일으켜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마음을 거두면, 이것을 비구가 힘써 마음을 거두어 머무는 것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비구의 바른 지혜[正智]라 하는가? 만일 비구가 가고 오는 위의(威儀)에 있어 항상 바른 지혜를 따르고, 돌아보고 바라보기와, 굽히고 펴기와, 구부리고 우러르기와, 옷과 발우를 지니기와, 가고 머물고 앉고 눕기와, 자고 깨고 말하고 침묵하기에 있어 다 바른 지혜를 따라 머물면 이것을 바른 지혜라 한다.
어떤 것을 바른 기억[正念]이라 하는가? 만일 비구가 안의 몸[內身]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고, 느낌[受]·마음[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며, 법(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상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으면, 이것을 비구의 바른 기억이라 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힘써 그 마음을 거두어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있어야 한다. 지금 암라녀가 오고 있기 때문에 너희들을 경계시키는 것이다.
그 때 암라녀는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암라녀를 위하여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치고 기쁘게 한 뒤에 잠자코 계셨다. 그러자 암라녀가 옷을 여미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여러 대중들과 함께 내일 점심 공양을 올리고자 하는 저의 청을 받아주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으셨다. 암라녀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주신 것을 알고,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고 자리를 벌여 놓은 뒤에 이른 아침에 심부름꾼을 보내 부처님께 때가 되었음을 아뢰도록 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대중과 함께 암라녀의 집으로 나아가 자리에 앉으셨다. 그러자 암라녀는 손수 갖가지 음식을 공양하였다. 공양이 끝나 손을 씻고 양치질하고 발우도 씻었다. 그 때 암라녀는 작은 평상 하나를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아 부처님의 설법을 경청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암라녀를 위해, 기쁨을 따르는 게송을 말씀하셨다.
보시하는 이는 사람들이 사랑하고
많은 사람들 그를 따르며
그 이름은 날로 더욱 높아져
멀고 가까운 모든 곳에서 알리니
대중과 함께 할 땐 언제나 부드럽고
인색함을 떠났으매 두려움이 없다네.
그러므로 그 지혜로운 보시는
인색함을 영원히 남김없이 끊어
도리천(?利天)에 태어나
오랜 세월 동안 쾌락을 누리고
목숨이 다하도록 언제나 덕을 닦아
기쁨의 동산에서 즐거워하리니
온갖 종류의 하늘 음악이 있고
다섯 가지 향락12)은 그 마음 즐겁게 하리라.
그는 이 인간 세상에서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법 듣고서
그 선서(善逝)의 제자가 되었다가
그 몸 바꿔 태어나 즐거워하리.
그 때 세존께서는 암라녀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침을 보이시고 기뻐하게 하셨고, 가르침을 보여 기뻐하게 하고 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
11) 팔리어로는 Vesaliya Ambapalivane라고 하며, 또는 암바라림(菴婆羅林)으로 쓰기도 함. 암라녀(菴羅女)가 부처님께 시주한 동산을 말함.
12)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의 다섯 가지 경계를 말함.
623. 세간경(世間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내(波羅奈)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鹿野苑)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서는 미인[美色]을 말하는데, 세상의 미인[世間美色]13)은 능히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모여들어 보게 하는가?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세상의 미인이 있다면, 세상의 미인은 갖가지의 노래와 춤과 음악으로, 대단히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모여들어 보게 하는가?
비구들이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세상의 미인이 있다면, 세상의 미인은 어느 한 곳에서 갖가지로 노래하고 춤추며 음악을 연주하고 웃음 지어 다시 많은 사람을 구름처럼 모여들게 할 것이다. 만일 이 때 어리석지 않고 미련하지도 않으며, 즐거움을 좋아하고 괴로움을 피하고자 하며, 살기를 원하고 죽기를 두려워하는 어떤 장부[士夫]가 있다고 하자. 사람들이 그에게 '장부여, 그대는 기름이 가득 찬 발우[乳鉢]를 들고서 세상의 미인과 그곳에 모인 대중들 사이를 지나가라. 사람을 잘 죽이는 한 사람을 시켜 칼을 빼어 들고 너를 따르게 하여, 만일 기름 한 방울이라도 떨어뜨리면 곧 네 목을 자르게 하리라'고 말한다면, 어떤가? 비구들아, 그 기름 발우를 든 장부가 과연 기름 발우를 생각하지 않고 사람 죽이는 이도 생각하지 않고서, 그 기녀나 대중들을 바라볼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그 장부는 뒤에 칼을 빼어 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입니다. 그는 늘 이런 생각을 할 것입니다.
'내가 만일 기름 한 방울이라도 떨어뜨리면 칼을 빼어 든 저 사람이 반드시 내 머리를 벨 것이다. 그러니 마음을 하나로 하여 생각을 기름이 든 발우에 집중하고 세상의 미인과 그 대중들 사이를 천천히 걸어 지나갈 것이요, 감히 돌아볼 엄두도 내지 말자.'"
그와 같이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문 바라문이 몸을 바로 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겨, 그 마음과 생각을 하나로 해 소리나 빛깔을 돌아보지 않고, 모든 마음을 잘 거두어 잡아 몸을 관찰하는 염처[身念處]에 머문다면 곧 이 사람은 나의 제자요, 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이니라.
어떤 것을 비구가 몸을 바로 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겨, 그 마음과 생각을 하나로 해 소리나 빛깔을 돌아보지 않고 모든 마음을 거두어 잡아 몸을 관찰하는 염처에 머무는 것이라 하는가? 그와 같아서 비구여,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하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도 그와 같나니, 이것을 비구가 몸을 바로 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겨, 그 마음과 생각을 하나로 해 소리나 빛깔을 돌아보지 않고, 마음을 잘 거두어 4념처에 머무는 것이라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전일한 마음과 바른 기억으로
기름 발우를 잘 유지하듯
자신의 마음을 그 따라 보호하면
일찍이 이르지 못했던 곳
극심한 어려움을 지나
훌륭하고 묘하며 미세한 곳에 이르리.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 가르침의 날카로운 칼을
그 마음 전일하게 하여
꾸준히 보호하고 간직해야 하네.
저 못난 범부들의
방일한 그 일로는
이러한 방일하지 않은
가르침에는 들어가지 못하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3) 팔리본 주석서[S ratthappakasin (이하 Srp라고 약칭함). Ⅲ. 227]에 따르면, 세상의 미인이란 나라에서 최고의 미인을 뜻하는 말로서 여섯 가지 육체적 허물이 없는 여인을 말한다. 즉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으며, 너무 마르지도 않고, 너무 살찌지도 않으며, 너무 검지도 않고, 너무 희지도 않은 여인으로 인간을 초월한 하늘의 미색(美色)을 갖춘 여인을 말한다. 이것이 여섯 가지 육체적 결점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피부의 아름다움, 육체의 아름다움, 힘줄의 아름다움, 골격의 아름다움, 젊음의 아름다움 등 다섯 가지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을 다섯 가지 아름다움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한다.
624. 울저가경(鬱低迦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울저가(鬱低迦)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설법해 주신다면, 저는 그 법을 들은 뒤에 혼자 고요한 곳에서 꾸준하고 면밀하게 생각하며, 방일하지 않게 머물면서 '선남자(善男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바른 믿음으로 집 없는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목적대로……(이 사이의 내용은 앞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사유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울저가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네 말과 같으니라. 그러나 다만 내 설법에 대해서 네가 내 마음을 기쁘게 하지 않는다면, 네가 하고자 하는 일도 성취하지 못할 것이고, 설사 내 뒤를 따르더라도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하고 도리어 장애만 생길 것이다.
울저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 말씀해 주시면 저는 곧 세존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을 성취하여 장애가 생기지 않게 하겠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께서 저를 위해 설법해 주시기만 한다면, 저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꾸준하고 면밀하게 사유하며, 방일하지 않게 머물면서……(이 사이의 내용은 앞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후세의 몸을 받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청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 울저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먼저 그 본래의 업(業)을 깨끗이 하고, 그리고 나서 범행(梵行)을 닦아 익혀야 하느니라.
울저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어떻게 본래의 업을 깨끗이 하고 범행을 닦아 익혀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울저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먼저 그 계를 깨끗이 하고 그 견해를 바르게 하여 세 가지 업을 두루 갖춘 뒤에 4념처를 닦아야 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안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하고, 이와 같이 바깥의 몸과 안팎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야 한다.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 역시 앞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으니라.
그 때 울저가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따라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 때 울저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은 뒤에 혼자 고요한 곳에서 꾸준하고 면밀하게 생각하며, 방일하지 않게 머물면서 '선남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치고서 바른 믿음으로 집 없는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목적대로……(이 사이의 내용은 앞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사유하였다.
울저가의 물음과 같이, 다른 비구의 물음에도 또한 앞에서와 같이 말씀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