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14. 22:05ㆍ무한진인/참나 찾아가는 길목
옛날에 이견왕(異見王)이 바라제(婆羅提)존자에게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존자께서 대답했다.
“성품을 본 이가 부처입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스님께서는 성품을 보셨습니까?”
존자께서 대답했다.
“나는 불성을 보았습니다.”
“성품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게 무슨 작용이기에 저는 지금 볼 수 없습니까?”
“지금 현재에도 작용하건만 왕 자신이 보시지 못할 뿐입니다.“
“저에게도 있습니까?”
“왕께서 작용을 하신다면 아닌 것이 없건만 왕께서 작용하시지 않으시면 본체도 볼 수 없습니다.”
“작용할 때엔 몇 곳으로 나타납니까?
“나타날 때엔 여덟 가지가 있습니다.””
“그 여덟 가지로 나타나는 모습을 말씀해 주소서.”
존자께서 대답하였다.
“태속에 있으면 몸이라 하고,
세상에 나오면 사람이라 하고,
눈에서는 본다 하고,
귀에서는 듣는다 하고,
코에서는 맡는다 하고,
혀로는 말을 하고,
손으로는 물건을 잡고,
발로는 운동해 다니니 두루 나타나면 항하사 세계를 덮고,
거두어 모으면 한 티끌 속에도 차지 않나니
아는 이는 이를 불성이라 하거니와 모르는 이는 정신이다 혼이다 합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열리었느니라.
- 지눌 스님의 수심결, 전등록 제 3권 28대 조사 달마선사 편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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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사람이 귀종(歸宗)화상에게 이렇게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귀종이 대답했다.
“내가 지금 말해 주고자하나 그대가 믿지 않을까 걱정이다.”
“화상께서 하시는 옳은 말씀을 어찌 감히 믿지 않겠습니까?”
이에 귀종이 대답했다.
“네가 바로 그니라.”
중이 다시 물었다.
“어떻게 보임(保任=보존해 지킴)하오리까?”귀종이 대답했다.
“눈병이 걸리면 허공꽃이 어지러이 떨어지느니라.”
그 사람이 이 말씀에 깨쳤느니라.
-지눌스님의 수심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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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스님이 마조스님에게 물었다.
“사구(四句)를 여의고 백비(百非)를 떠나서, 스님께서는 저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곧바로 가르쳐주십시오.”
“내, 오늘 피곤하여 그대에게 말해줄 수 없으니, 지장(智藏) 스님에게 물어보게나.”
스님이 지장스님에게 물으니,지장스님은 말하였다.
“왜 큰스님에게 묻지 않았느냐?”
“스님에게 물어보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오늘 골머리가 아파서 그대에게 말할 수 없으니 회해(懷海) 사형에게 묻도록 하게.”
스님이 회해스님에게 여쭙자,
회해스님이 말하였다.
“나도 그것은 모른다.”
스님이 이를 마조스님에게 말씀드리자
마조스님은 말하였다.
“지장스님의 머리는 희고, 회해스님의 머리는 검다.”
-벽암록 73칙 마조백비(馬祖百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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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아(835~923)스님이 취미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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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선판(禪板)을 가져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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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아스님이 선판을 가져다가 취미스님에게 드리자,
취미스님이 받자마자 곧바로 후려치니,
용아스님이 말하였다.
"치는 것이야 마음대로 치십시오마는 그러나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은 없읍니다"
용아스님은 다시 임제스님(?~866)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나에게 포단(蒲團)을 가져 오게."
용아스님이 포단을 가져와 임제스님에게 주자,
임제스님이 받자마자 바로 후려치니,
용아스님이 말하였다.
"치는 것이야 마음대로 치십시오마는 그러나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은 없읍니다."
-벽암록 제20칙, 용아서래(龍牙西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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