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첸 명상 지침(4)

2021. 12. 1. 21:54성인들 가르침/기타 불교관련글

ㅇ. 중하근기를 위한 지침

 

이제 중하근기(中下根機) 수행자들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명상을 할 때 산란한 생각이 끊임없이 올라온다면 사마타 수행을 하십시오.

이 경우의 사마타는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그 대상으로부터 마음을 놓아주고 다시 집중없는 상태에 머무십시오.

집중의 대상없이 마음을 쉬는 것이 위빠사나입니다. 

만약 위빠사나 상태에서 산란한 생각이 일어나면 사마타로 돌아가십시오. 

이러한 방식으로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교차하면 수행이 안정됩니다. 

 

마음이 거칠고 활발하면 아마도 명상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 생각이 일어나면 그 생각에 집중하십시오. 

'나는 명상을 잘하지 못해'라는 생각의 중심을 바로 들여다 보십시오. 

이렇게 하는 순간 생각과 생각하는 사람 모두 용해되어 버립니다. 

그때 사마타와 위빠사나는 하나이고 불가분한 상태이며 

이는 족첸의 상태와 다르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몇 초 혹은 몇 분 동안 이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산란한 생각은 다시 돌아옵니다.

그러니 그 생각들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하며 다시 이 방법을 적용하십시오. 

어떤 생각이 떠오르더라도 바로 들여다 보세요. 

즐거운 노력으로 이 방법으로 수행해 나갑십시오.

 

때때로 여러분의 마음은 요동치는 산란함으로 명상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잠시 명상을 멈추고 약간의 운동을 하면 좋습니다. 

어쩌면 여러분은 너무나도 애를 쓰거나 명상하느라 몸부림치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을 겁니다. 

이럴 때는 자세를 약간 풀어서 느슨하게 하고 편안하게 쉬고 하늘을 올려다 보십시오. 

 

생각이 정말 격동할 때는 이렇게 해 보세요.

'그래, 이제 나는 더 많은 생각을 할거야. 천 가지 생각, 만 가지 생각을 해야지.

나는 생각했던 모든 것을 생각할거야!'

이렇게 하면 생각은 빠르게 멈추며 여러분을 즉시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려놓습니다.

 

여기에 매우 유용한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생각이 일어날 때 이렇게 묻습니다. 

"이 생각은 어디서 왔을까? 이 생각은 어디에 머물지? 이 생각은 어디로 가는걸까? "

이 질문들을 자신에게 해 보세요. 

이렇게 하면 마음의 본성에서 자신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마음의 본성에서 쉬고 있을 때 생각이 여러분을 찾아 옵니다. 

생각은 마음의 표출입니다.

- 생각은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성취한 위대한 이들은 생각을 원치 않는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생각을 막거나 거부하지 않고 생각을 탐닉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자연스러운 상태에 머물면서 생각이 오고 가게 내비러 두었습니다. 

 

생각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그것이 실재(實在)한다고 믿고서 붙잡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장애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 순간부터 생각을 붙잡지 않고 계속해서 자연스러운 상태에 머물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필요합니다. 

만약 이 결심을 가슴과 마음으로 지키고 즐거운 노력으로 수행한다면 모든 생각은 궁지에 몰리게 되고 

공성(空性) 안에 녹아듭니다. 

이것이 족첸과 마하무드라에서 부르는 '알아차림의 자기명징성(自己明澄性)'입니다. 

 

이 시점에서 빼뚤 린포체는 둑빠 까규 성취자들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여러분이 이 명상을 계속해서 닦는다면, 생각과 생각 아닌 것 혹은 마음의 움직임과 고요함, 이 모든 구분과 경계가 사라지며 궁극적으로 용해됩니다. 

만약 한 달 정도 이 수행을 지속하면 마음은 매우 예리하게 되고 낮의 영상과 밤의 영상이 합쳐지게 됩니다. 

무슨 뜻일까요? 

 

낮의 영상은 여러분이 깨어 있을 때 경험하는 모든 일입니다. 

밤의 영상이란 꿈을 포함한 잠을 잘 때 일어나는 모든 일입니다. 

현재 여러분은 아마도 낮의 영상이 진실하고 밤의 영상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 설명한 이 수행을 지속한다면 깨어있을 때의 경험과 잠의 잘 때의 경험에 차이가 없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낮의 영상과 밤의 영상 모두 동등하며 구분하기 어려운 인식이며 모두 공(空) 합니다.

 

여기 빼뚤 린포체가 특별히 인용한 위대한 둑빠 까규의 스승 괴창빠의 말씀이 있습니다. 

"인식이 공(空)하다는 명상을 하지 말라. 또한 인식이 공하지 않다는 명상도 하지 말라. 

마음의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마음을 쉬어라. 어떤 것이 떠올라도 그냥 두어라. 

마음의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쉴 때 점차 그대의 모든 생각과 인식의 본성을 발견하게 되리라. 

그러니 그것들이 공하다고 분별하지 말라. 마음의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쉬면 마음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할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괴창빠처럼 수행한다면 한 달 후에는 모든 것의 명료한 상태를 체험할 것입니다. 

이것이 명상 체험의 첫번째 단계이며 '번잡함으로부터의 자유'로 알려져 있습니다. 

빼뚤 린포체가 늘 말하였던 이 가르침을 정리하자면, '마음의 본성을 명상하라'입니다. 

마음의 본성을 명상할 때는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결합을 명상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반야경> 중관 마하무드라와 족첸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연스러운 상태를 불러일으키고 거기에 안주하세요. 

 

많은 족첸 스승들은 "생각은 새벽빛과 같다. 혹은 마음의 본성은 빛과 같다."고 했습니다. 

이 상태의 진실을 목격하기 위해 생각을 따라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생각이 나쁜 것이라 여기지 마십시오. 

도리어 생각 자체를 바로 들여다 보도록 하세요. 

이렇게 하면 생각은 마음의 본성으로 녹아들어 용해됩니다. 

여기까지가 족첸 수행의 핵심적인 방법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 깨달음을 얻는 티베트 수행 요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