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릉록] 마음을 떠나 따로 부처가 없다(2)

云, 如今現有種種妄念, 何以言無

운, 어금현유종종망념, 하이언무

여쭈길, 지금 현재 여러 가지 망념이 있는데

어찌 없다고 하십니까? 

 

師云, 妄本無體, 即是汝所起

사운, 망본무체, 즉시여소기

선사께서 이르시길,

망념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으로,

즉시 그대의 마음이 일어난 것이다.

 

汝躍識心是佛, 心本無妄, 那得起心更認於妄

여약식심시불, 심본무망, 나득기심갱인어망

그대가 만약 마음이 부처임을 안다면

마음에는 본래 망상이 없다.

어찌 마음을 일으켜 다시 망념을 인식하려 하는가? 

 

汝若不生心動念, 自然無妄

여약불생심동념, 자연무망

그대가 만약 마음을 내어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자연히 망념은 없을 것이다. 

 

所以云, 心生則種種法生, 心滅則種種法滅

소이운, 심생즉종종법생, 심멸즉종종법멸

그래서 이르시길, 마음이 일어나면 여러 가지 법이 생기고,

마음이 없어지면 여러 가지 법이 없어진다고 했다. 

 

云, 今正妄念起時, 佛在何處

운, 금정망념기시, 불재하처

묻기를, 지금 바로 망념이 일어날 때

부처는 어디에 있습니까?

 

師云, 汝今覺妄紀時, 覺正是佛, 可中若貿妄念, 佛亦無

사운, 여금각망기시, 각정시불, 가중약무망념, 불역무

선사께서 이르시길,

그대가 지금 망념이 일어난 것을 알아차렸을 때,

그 자각이 바로 부처다. 

만약 망념이 없다면, 부처 또한 없다. 

 

何故如此, 爲汝起心作佛見, 便謂有佛可成 作衆生見, 

하고여차, 위야기심작불견, 변위유불가성,작중생견,  

便謂有衆生可度

변위유중생가도 

어째서 그러한가?

그대가 마음을 일으켜 부처라는 견해를 짓기에 

문득 이를 만한 부처가 있다고 여기며,

중생이라는 견해를 짓기에 

곧 제도할 중생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起心動念, 總是汝見處

기심동념, 총시여견처

마음을 일으켜 생각을 움직이면

모두가 그대의 견해일뿐인 것이다. 

 

若無一切見, 佛有何處所

약무일체견, 불유하처소

만약 일체의 견해가 없으면,

부처는 어느 곳에 있겠는가? 

 

如文殊纔起佛見, 便貶向二鐵圍山

여분수재기불견, 변폄향이철위산

문수가 부처의 견해를 일으키자마자

두 철위산으로 떨어진 것과 같다. 

 

                                  -황벽 선사의 <완릉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