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7. 22:35ㆍ성인들 가르침/니사르가다타 마하리지
ㅇ. 라마 이전의 참나
여러 부류의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마하리지를 찾아 오는데,
대개 마하리지는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그들의 신상에 대하여 묻는다.
가족 관계라든가, 직업 또는 영적인 수행에 대해 얼마동안 이나 관심을 가져왔고
어떤 방식으로 공부해 왔으며, 자신을 방문한 이유는 뭔지 등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그들에게 어떻게 접근하여 어떠한 방법으로 도와야 할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또한 곁에 있는 다른 방문객들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방문객들은 자신들의 신상에 대해서 짤막하게 대답하면서,
대개 마하리지의 설법집인 <아이 엠 뎃(I am that)>을 읽은 후 직접 친견하여 귀한 말씀을 듣기를 갈망해 왔노라고 말했다. 그럴 경우 마하리지는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 특별한 질문을 하고자 하면 대화가 좀 더 쉽도록 가까이 다가와 앉으라고 하였다.
질문이 없는 사람들은 뒤쪽에 앉아 조용히 경청하였다.
한번은 두 명의 중년신사가 찾아 왔다.
한 사람은 정부 고위관리인데 자신은 영적인 문제에 관심이 없으나
영적인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자기 동생을 친견시키려고 왔노라고 공손히 말하고는 일이 있다며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떠난 후 동생이 말하기를, 자신은 수년 동안 한 스승을 섬겨왔는데 지금은 돌아 가셨고,
스승으로 부터 "라마(Rama)"라는 만트라를 받아 수행해 왔노라고 했다.
"라마"라는 말을 가능한 자주 반복해서 외는 것이 최선의 수행이라는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열심히 수행했고,
그리하여 모든 것에 라마가 내재하고 모든 것이 라마인 경지에 도달했으며 말로써는 표현할 수 없는 평화와 기쁨을 얻었노라고 점잖게 말했다.
마치 마하리지 뿐 아니라 그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큰 비밀이라고 누설하는 것처럼,
그 신사는 자기 말을 듣고 어떤 효과가 나타났는지 주위를 둘러 보더니,
흐믓하게 미소를 머금고 눈을 지긋이 감았다.
이제껏 침묵하고 있던 마하리지가 특유의 눈빛을 발하면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 수 있겠느냐고 공손히 물었다.
그러자 그 신사는 손을 내저으며 자신은 누구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해서 온 것이 아니라
몇몇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대화를 꼭 참석해 보라고 하도 강권해서 그냥 와 본 것이라고 말했다.
마하리지는 그러면 수행을 해서 특별히 얻고자 하는 어떤 목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 신사가 대답했다.
"특별한 목적은 무슨 특별한 목적, 난 명상에 들면 사랑스러운 라마신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되고 지고의 기쁨을 누린단 말입니다. "
마하리지 : 명상을 하지 않을 때는 어떤가요?
방문자 : 신에 대해 생각하고 모든 곳에서 신을 봅니다.
마하리지는 즐거운 표정을 하고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그 특유의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헛된 주장이나 환상을 깨뜨리는 일침을 가하기 직전에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마하리지 : "라마"가 뭘 의미합니까?
방문자 : 무슨 뜻입니까? 라마는 라마일 뿐입니다.
마하리지 : 나한테서 라마를 보고 개나 꽃에서도 라마를 본다고 하는데 그 라마가 뭘 말하는 것이냐 하는 겁니다.
라마가 정확히 무엇을 뜻합니까? 얼마나 분명하게 라마를 봅니까? 전통적인 그림에 그려져 있는 대로 현악기를 어깨에 걸친 모습입니까?
방문자 : (조금 당황하며) 예, 그래요.
마하리지 : 선생이 명상 속에서 라마를 보며 느낀다는 평화와 기쁨이란 게, 보통 사람들이 작열하는 태양 밑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오랫동안 걷다가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얼음 냉수를 마시는 그런 기분과 같지 않아요?
방문자 : 무슨 말이예요? 그 둘은 비교할 수가 없어요. 그런 육체적인 기분과 영적인 것을 어떻게 비교합니까?
마하리지 : 좋아요, 그러면 선생의 수행이 선생의 진정한 본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까?
방문자 : 그런 것에 대해서 무엇 때문에 따져야 합니까? 나는 그 신에게 순종하는 연약한 한 인간이란 말입니다.
마하리지 : 물론 "순종" 그 자체가 매우 훌륭하고 효과적인 수행입니다. 그러나 우리는"순종"이라는 말이 진실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히 이해해야만 합니다. 비록 하던 말과는 다른 주제이지만요,
선생은 라마가 왕자로 태어나긴 했지만 선생과 같은 평범한 인간이었고, 현명한 바시쉬타의 가르침을 받고 나서야 신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그렇다면 바시쉬타가 젊은 라마에게 전수해 준 가르침은 무엇이었을까요?
선생이 수년간에 걸쳐 얻은 모든 환상적 개념들을 내던지고 선생 자신부터 새로 시작하길 바랍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세요.
나의 진정한 본성은 무엇인가?
내가 가지고 태어난 자산은 무엇이며, 내가 존재한다는 인식을 가진 후에도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서 생명력과 의식의 육체를 얻게 되었는가?
그러한 것들을 도데체 얼마나 지속되는가?
이 몸이 생겨나기 전에 "나"는 무엇아었는가?
이 몸이 흩어진 후 "나"는 무엇이 되는가?
누가 태어났고 누가 죽는가?
나는 무엇인가?
라마를 변화시킨 것은 바로 이러한 인식들이었습니다.
이쯤에 이르자 그 신사는 자신의 수행에서 무언가 무척 부족하다는 것을 가슴 깊히 깨닫게 되었다.
그로서는 영적인 문제에 대해서 깊히 생각해 보지 못한 채 만트라만 외웠던 것이다.
그는 마치 깨달은 사람인 양 허세를 부린 것을 깊히 뉘우치고 아주 공손한 태도로 봄베이에 머물며
며칠간 다시 찾아뵈어도 좋겠냐며 허락을 바랬다.
마하리지는 자신을 다시 찾아오겠다는 그 성실함과 열성이라면 얼마든지 방문해도 좋다고 따듯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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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일체가 뜬 구름
마하리지는 토론의 주제가 무엇이 되든 질문과 대답이 진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이끌었다.
누군가 진리에서 벗어난 질문을 하게 되면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운 어조로 본래의 주제로 되돌려 놓았다.
언젠가 마하리지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가 수행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 날 조간 신문에 난 정치가에 대하여 말하면서, 자신이 그 정치가를 개인적으로 아는데 아주 자만심이 강한 뚜쟁이라고 했다. 그러자 또 한 사람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그 정치가는 흠잡을 데 없는 신사이며 그를 험담하는 것은 중상모략일 뿐이라며 핏대를 세웠다.
두 사람의 언쟁이 불붙으려 할 때 마하리지가 돌아왔다. 방 안은 조용해졌다.
갑작스런 침묵을 감지한 마하리지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고,
그들의 상반된 의견을 듣고서는 아주 재미있어 했다.
마하리지는 잠시동안 조용히 앉아 있더니 입을 뗐다.
"어째서 이러한 상반된 견해가 생길까요?"
마하리지는 이렇게 묻고는 그에 대해서 여러가지 말을 했다.
"총체적 인식에 의하지 않고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았기 때문에 그러한 상반된 견해가 일어난 것이며,
똑같은 사람에 대한 두 가지의 이미지는 단지 보는 사람의 상상에서 생겨난 정신적 산물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논점이 된 대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여러분의 그림일 뿐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그것은 나와 남을 둘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원죄라고 불리우는 것입니다."
마하리지는 "나"와 "남"이라는 이원적 분별은 속박이며, 자유라는 것이 진정 있다면 바로 이러한 "나"와 "남"이라는 관념으로부터의 자유라고 말했다.
본래 속박된 개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지만,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사물에서 객체를 판단해 내는 작업을 그치고 자신의 주의를 주체 쪽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우리가 관심을 안으로 돌리기를 원했다.
그는 또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서 태어나기 이전의 자신은 어떠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다른 것들에 대해 늘상 개념화하는 것을 멈추고 정신적 이미지에 말려들지 말라고 부턱했다.
이때 한 방문객이 말했다.
방문객 :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알겠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생활이라는 게 대부분 의식으로 하는 건대 어떻게 이러한 개념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
마하리지는 그를 조용히 응시하다가 통역이 끝나기도 전에 호통을 치면서, 당신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으며 만일 이해했다면 그같은 질문이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사람들의 객관화 과정을 설명해 나갔다.
마하리지 : 당신의 감각이 느껴서 마음이 이러쿵 저러쿵 만들어 낸 것들 모두(대상들)는
인식의 주체 즉 자신의 진정한 본성이 아닌 인식의 개체, 다시 말해서 "나"라고 그려 놓은 상념(에고)이
자신과는 분리된 것으로 생각하는 세상에 객관화 되고 시공에 확장되어 의식 속에 나타나는 것일 뿐입니다.
바로 이 점이 실수가 저질러지는 부분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각이 전체적이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께 필요한 것은 전체적으로, 통째로 즉각 보는 것입니다.
분리된 개별적 마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면으로부터, 근원으로부터 봐야 합니다.
현상(대상)으로 나타난 것으로부터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보는 그 근원(바탕)으로부터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될 때만 전체적인 지각이 생기게 되고 정견(正見)과 정사유(正思惟)가 이루어져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마하리지는 자신이 말한 것이 아주 중요한 사실이며,
단지 말로만 토론해서는 안되고 이것에 대해 깊히 숙고하고 명상할 필요가 있다고 하며 말을 마쳤다.
-라메쉬 발세카 지음, 이명규 역 <담배가계의 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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