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가 현각 선사의 지관(止觀) 법문(18-1)

2021. 4. 21. 22:39성인들 가르침/초기선종법문

3) 5온(蘊)을 밝힘(1)

 

[본문]

그다음 가려냄 이후에는 모름지기 일념 중의 5온(5음)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①역력하게 분별하여 상응을 분명하게 아는 것이 곧 식온(識蘊)이다. 

②받아들여 마음에 두는 것이 곧 수온(受蘊)이다.

③마음이 이 이치를 반연하는 것이 곧 상온(相蘊)이다. 

④이 이치를 행하여 쓰는 것이 곧 행온(行蘊)이다.

⑤진성을 더럽히는 것이 곧 색온(色蘊)이다. 

 

[해설]

구역에서의 음(陰)이 현장 신역에서는 온(蘊)이다. 

'온(蘊)'이 더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이기에 이 책에서는 5온이라고 쓴다. 

여기에서는 5온을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5온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나'라고 여기는 색,수,상,행,식 5온이다. 

앞에서 세속의 념인 5념(念)이 멈춘 자리에서 일념상응을 얻게 된 것,

그 일념상응이 바로 적적성성의 영지라는 것을 밝혔는데, 

영지는 일상적인 주객분별에 머물러 있는 표층의식 차원에서 얻어지는 앎이 아니다. 

이처럼 일념상응의 영지가 5온이 일으킨 분별적 념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여기에서 5온을 구분하여 논한다. 

 

①식(識)은 분별하여 아는 앎이다. 일상적인 분별지는 제 6식의 차원에서 계탁분별하여 아는 것으로 

이는 곧 능소(주객)의 분별 위에서 주와 객의 상응, 즉 표상과 대상 간의 일치를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식온이 일으키는 분별적 인식은 무념지념(無念之念)의 일념 또는 일념상응의 영지가 아니다. 

 

②수(受)는 대상과의 접촉을 통해 마음이 받아들이게 되는 느낌이다. 

느낌은 주와 객, 근과 경의 분별 위에서 고(苦), 락(樂), 사(捨)의 양상으로 일어나므로 무념의 영지가 아니다. 

 

③ 상(想)은 마음에 영납된 느낌(受)을 다시 연(緣)함으로써 마음 안에 일어나는 지각 내지 생각이다. 

수(受)는 수동적으로 주어진 느낌인 감(感), 즉 감각 내지 감정인데 반해, 상(想)은 그것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알아차리는 지각 내지 생각이다. 분별의 생각이므로 영지가 아니다. 

 

④ 행(行)은 마음이 품은 생각이나 이치를 사용하여 일어나는 행위를 말한다. 

념을 보고 그 념에 대한 좋아함과 싫어함의 분별을 일으키고 나아가 그 념을 따르려는 뜻과 거스르려는 뜻을 세우게 된다. 즉 애증의 분별 및 취사의 선택을 행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분별의 행이 곧 우리의 업(業)이 된다. 

 

⑤ 색(色)은 지,수,화,풍으로 이루어진 물질을 뜻한다. 각 중생의 5근(根)과 그에 상응하는 5경(境)이 모두 색이다. 

개체적인 유근신(有根身)과 각 유근신이 모여사는 기세간(器世間)은 색으로 형성된다. 

유근신은 업에 따른 업보인 정보(正報)로써 윤회하는 몸이고, 기세간은 그 몸들이 의거해서 사는 세계로서 의보(依報)이다. 결국 색은 윤회의 영역에 속하는 것들로서 청정한 진여성에 반하기에 '진성을 더럽힌다'고 말한다. 

 

행정은 이 자리에서 왜 5온을 논하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문장은 무엇 때문에 있는가? 앞에서 '일념은 영지의 자성'이라고 말한 것으로 인해, 

공부가 얕은 무리들이 '일념이 무념이고 무념의 념이 곧 영지'임을 요달하지 못하고 

오히려 획득한 '경계의 념'(塵念)을 영지로 안다면 그 오류가 심할 것을 다시 염려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그른 것을 가려내는 것이다." 즉 영지는 5온으로 얻은 분별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여기에서 5온에 대해 논한다는 것이다. 이어 ①식온에 대해 "역력히 분별함으로서 상응을 아는 것은 진실로 자성이 아니다."라고 하고, 

② 수온에 대해 "하나의 념을 이어받아 얻은 것을 가슴에 두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③ 상온에 대해서는 "능히 전념을 취하여 반연하되 간극이 없는 것이다"고 말한다. 

전념에서 후념으로의 이행 내지 수에서 상으로의 이행에는 시간적 간격이 없이 어어진다는 말이다. 

④ 행온에 대해서는 "하나의 념을 변별하여 쓰는 것으로 거스름(違)이나 따름(從)에서 일어난다고 말하고,

⑤ 마지막 색온에 대해서는 "진여의 본성 중에는 앞의 네 가지 염이 없는데, 이미 네 가지 념이 일어나서 더러움의 의미가 성립되므로 한 시기의 5온이 아니라는 것을 가려낸다, 고 말한다. 

앞의 네 가지 념은 수,상,행,식의 념이다. 

무념 내지 진여상에는 그런 념이 없는데,  네 가지 념이 일어나서 진여성을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상,행,식 네 가지 념이 일어나게 되는 근거가 바로 색온이다. 

즉 색온으로 인해 네 가지 념이 일어나고 네 가지 념 중의 행온으로 인해 업력(종자)이 쌓이면, 

이 업력의 힘으로 다시 새로운 유근신의 색온이 형성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논하는 5온이 한 시기의 5온이 아니고 윤회의 흐름을 따라 상속하는 5온이라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 한자경 지음 <선종영가집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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