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29. 21:15ㆍ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ㅇ.
황벽 스님이 부얶에 들어갔던 차에 공양주에게 물었다.
"무얼 하느냐?"
"대중들이 먹을 쌀을 일고 있습니다."
"하루에 얼마를 먹느냐?"
"두 섬 닷말을 먹습니다."
"너무 많지 않느냐?"
"오히려 적을까 싶습니다."
황벽 스님이 공양주를 때렸다.
공양주가 이 일을 임제스님에게 말하니,
임제스님이 "내가 그대를 위해 이 늙은이를 간파해 주겠다"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곧바로 가서 황벽스님을 뵈니,
황벽스님이 앞의 이야기를 먼저 했다.
임제스님이 황벽스님에게 부탁했다.
"공양주가 잘 알아듣지 못했으니 스님께서 대신 한마디 말씀해주십시오."
그리고 임제스님이 곧바로 물었다.
"너무 많지 않습니까?"
황벽스님이 말했다.
"내일 한 번 더 먹는다고 왜 말하지 못하느냐?"
임제스님은 " 무엇 때문에 내일을 말씀하십니까? 지금 먹는다고 해야지요"
하고는 곧 황벽 스님의 뺨을 손바닥으로 쳤다.
황벽스님이 "이 미친놈이 또 여기 와서 호랑이 수염을 잡아당기는구나"
하자, 임제스님이 "할"하시고는 나가버렸다.
뒷날 위산스님이 앙산 스님에게 물었다.
"이 두 큰스님들의 참뜻이 무엇이겠는가?"
"화상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식을 길러봐야 부모의 사랑을 알리라."
"그렇지 않습니다. "
"그런 그대는 어떻게 보는가?"
"마치 도적을 집에 끌어들여 집 안을 망쳐놓는 것과 흡사합니다."
-임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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