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17. 20:51ㆍ성인들 가르침/불교경전
501. 성묵연경(聖默然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大目?連)은 왕사성에 있는 기사굴산에 있었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이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고, 나는 이 기사굴산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나는 혼자 한 고요한 곳에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어떤 것을 거룩한 침묵[聖默然]이라고 하는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만일 어떤 비구가 각(覺)과 관(觀)을 쉬고 내면으로 깨끗하고 한 마음이 되어, 무각무관삼매(無覺無觀三昧)18)에서 생겨나는 기쁨과 즐거움을 갖춘 제2선에 머문다면 이것을 거룩한 침묵이라고 한다.'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도 이제 거룩한 침묵에 들자.'
그리하여 각(覺)과 관(觀)을 쉬고 내면으로 깨끗하고 한마음이 되어, 무각무관삼매에서 생겨나는 기쁨과 즐거움을 갖추어 머물고 오래도록 머물었습니다. 오래도록 머물고 나서 다시 각과 관이 있는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내 마음의 생각을 아시고 죽원정사(竹園精舍)에서 사라져 기사굴산에 있는 내 앞에 나타나시더니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목건련아, 너는 거룩하게 침묵하고 방일(放逸)한 행동을 하지 말라.
나는 세존의 말씀을 듣자 곧 다시 각과 관을 떠나 내면으로 깨끗해지고 한마음이 되어, 무각무관삼매에서 생겨나는 기쁨과 즐거움을 갖추어 제2선에 머물렀습니다. 나는 이렇게 하기를 두세 번하였고, 부처님께서도 또한 두세 번이나 '너는 마땅히 거룩하게 침묵할 것이요, 방일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내게 가르치셨습니다. 그래서 나는 곧 다시 각과 관을 쉬고 내면으로 깨끗하고 한마음이 되어, 무각무관삼매에서 생겨나는 기쁨과 즐거움을 갖추어 제2선19)에 머물렀습니다.
만일 부처님의 아들을 바로 말한다면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태어나고 법의 교화로부터 태어났으며 부처님 법의 한 부분을 얻은 사람을 말하니, 그는 곧 나 자신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곧 부처님의 아들로서 부처님으로부터 태어났고 법의 교화로부터 태어났으며, 부처님 법의 한 부분을 얻어 조그만 방편으로 선정[禪]·해탈(解脫)·삼매(三昧)·정수(正受)20)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비유하면 전륜성왕의 첫째 태자는 아직 관정(灌頂)의식을 치르지 않았더라도 이미 왕의 법을 얻었고, 부지런히 방편을 쓰지 않더라도 능히 다섯 가지 욕망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부처님의 아들이 되었고, 부지런히 방편을 쓰지 않고도 선정·해탈·삼매·정수에 들었으며, 하루 동안에 세존께서 신통의 힘으로써 세 번이나 내가 있는 곳으로 오셔서 세 번이나 나를 가르쳐주셨으며, 대인(大人)의 자리에 나를 세우셨습니다.
존자 대목건련이 이 경을 말하자, 여러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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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유각유관삼매(有覺有觀三昧)·무각유관삼매(無覺有觀三昧)·무각무관삼매(無覺無觀三昧) 등 3삼매의 하나. 무심무사삼마지(無尋無伺三摩地)라고도 한다. 제2선(禪)의 근분(近分) 이상, 혹은 비상지(非相地)의 선정을 말함. 여기서는 심(尋)도 사(伺)도 없음.
19) 고려대장경 원문은 제3선으로 되어 있는데 앞뒤 문장의 내용으로 보면 제2선에 해당되므로 제2선으로 번역해 둔다.
20) 4선(禪)·8해탈·3삼매·9차제정수(次第正受)를 말함.
502. 무상경(無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은 왕사성의 기사굴산에 있었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이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왕사성에 계셨고 나는 기사굴산에 있었습니다. 나는 혼자 한 고요한 곳에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어떤 것을 거룩한 머무름[聖住]이라고 하는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만일 어떤 비구가 일체의 상(相)을 생각하지 않고, 무상심정수(無相心正受)에 들어 몸으로 증득하여 머문다면 이것을 거룩한 머무름이라고 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도 마땅히 이 거룩한 머무름에서 일체의 상을 생각하지 않고 무상심정수에 들어 몸으로 증득하여 완전하게 머물고 오래도록 머무르리라.'
그런데 오래도록 머물고 나서 상(相)을 취하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내 마음속 생각을 아시고,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시간만큼의 아주 짧은 시간에 신통의 힘으로 죽원정사(竹園精舍)에서 사라져, 기사굴산에 있는 내 앞에 나타나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목건련아, 너는 마땅히 거룩한 머무름에 머물고 방일한 행을 하지 말라.'
나는 세존의 가르침을 듣고, 곧 일체의 상을 여의고 무상심정수에 들어 몸으로 증득하여 완전하게 머물렀었습니다. 이와 같이 하기를 세 번에 이르렀고, 세존께서도 또한 세 번이나 오셔서 '너는 마땅히 거룩한 머무름에 머물고, 방일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내게 가르치셨습니다. 나는 그 가르침을 듣고 나서, 곧 일체의 상을 여의고 무상심정수에 들어 몸으로 증득하고 완전하게 머물렀습니다.
여러 대덕들이여, 만일 부처님의 아들을 바로 말한다면 내 곧 그이니, 나는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태어났고 법의 교화로부터 태어났으며 부처님 법의 한 부분을 얻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곧 부처님의 아들로서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태어났고, 법의 교화로부터 태어났으며, 부처님 법의 한 부분을 얻어, 조그만 방편으로도 선정[禪]·해탈(解脫)·삼매(三昧)·정수(正受)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비유하면 전륜성왕의 태자는 비록 관정의식을 치르지 않았더라도 이미 왕의 법을 얻었고, 부지런히 방편을 쓰지 않더라도 능히 다섯 가지 욕망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부처님의 아들이 되었고, 부지런히 방편을 쓰지 않고도 선정·해탈·삼매·정수에 들었으며, 세존께서 신통의 힘으로 하루 동안에 세 번이나 내가 있는 곳으로 오셔서 세 번이나 내게 가르쳐주셨으며, 대인의 자리에 나를 세우셨습니다.
존자 대목건련이 이 경을 말하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503. 적멸경(寂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사리불·존자 대목건련·존자 아난은 왕사성 가란다죽원에서 한 방에 머물고 있었다.
그 때 존자 사리불이 후야(後夜)에 존자 목건련에게 말하였다.
기이합니다. 존자 목건련이여, 당신은 오늘밤 적멸정수(寂滅正受 : 寂滅三昧)에 머물러 계셨습니다.
존자 목건련이 존자 사리불의 말을 듣고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나는 당신의 숨소리조차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존자 목건련이 말하였다.
이것은 적멸정수가 아니라 거친 정수(正受)에 머문 것일 뿐입니다. 존자 사리불이여, 나는 오늘밤에 세존과 함께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존자 사리불이 말하였다.
목건련이여, 세존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는데 여기서는 아주 먼 거리입니다. 어떻게 말할 수 있단 말입니까? 당신은 지금 죽원정사에 있거늘 어떻게 함께 말씀을 나눌 수 있단 말입니까? 당신이 신통력으로 세존 계신 곳까지 갔습니까? 아니면 세존께서 신통력으로 당신이 있는 곳으로 오셨습니까?
존자 목건련이 존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제가 신통력으로 세존이 계신 곳까지 가지도 않았고, 세존께서 신통력으로 내가 있는 곳으로 오시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존과 나는 다 천안(天眼)과 천이(天耳)를 증득했기 때문에 나는 사위국과 왕사성의 중간에서 들었습니다.
나는 세존께 여쭈었습니다.
'어떤 것을 은근한 정진이라고 합니까?'
세존께서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목건련아, 만일 비구가 낮에 거닐거나 혹은 앉아서 장애되지 않는 법으로써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초야(初夜)에도 앉거나 거닐면서 장애되지 않는 법으로써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중야(中夜)에는 방 밖에 나가 발을 씻고 도로 방에 들어와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붙이고 누워 두 발을 포개고, 밝은 모양[明相]에 생각을 매어 두고, 바른 기억과 바른 앎으로 사유를 일으키다가, 후야(後夜)가 되면 천천히 깨고 천천히 일어나 혹은 앉고 혹은 거닐면서 장애되지 않는 법으로써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나니, 목건련아, 이것을 비구의 은근한 정진이라 하느니라.'
존자 사리불이 존자 목건련에게 말하였다.
당신 대목건련께서는 참으로 큰 신통력과 큰 공덕력(功德力)을 쓰며 편안히 앉고 또 앉았습니다. 나도 또한 큰 힘으로써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목건련이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작은 돌 하나를 가져다 큰산에 던지면 큰산과 그 빛깔과 맛이 같아지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존자의 큰 힘과 큰 덕과 함께 한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비유하면 세간의 곱고 깨끗한 좋은 물건은 사람들이 다 떠받드는 것처럼, 그와 같이 존자 목건련의 큰 덕과 큰 힘은 모든 범행자들이 다 마땅히 떠받들어야 할 것입니다. 존자 목건련을 만나 교류하면서 가고 오며 공경하고 공양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은 좋은 이익을 크게 얻을 것입니다. 이제 나도 또한 존자 대목건련과 서로 교류하며 오갈 수 있어서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은 존자 사리불에게 말했다.
나는 이제 큰 지혜와 큰 덕이 있는 존자 사리불과 함께 한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마치 작은 돌을 가져다 큰산에 던지면 그 빛깔이 같아지는 것처럼, 나도 또한 그와 같이 큰 지혜가 있는 존자 사리불과 한자리에 앉아 두 번째 도반이 되었습니다.
그 때 두 정사(正士)는 서로 논의를 마치고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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