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30. 20:50ㆍ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ㅇ.
"내가 보기에 불법에는 이러니저러니 장황하고 쓸데없는
그런 허다한 일은 없다.
다만 평소대로 옷 입고 밥 먹으며 아무런 일 없이 보내면 될 뿐이다.
제방에서 온 그대들은 모두가 뜻한 바가 있어,
부처를 구하려 하고 법을 구하려 하며,
해탈을 구하고 삼계를 벗어나고자 한다.
어리석은 자들이여!
그대들이 삼계를 벗어나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부처니 조사니 하는 말은 자신을 묶어두고 좋아하여 붙인
이름과 글귀일 뿐이다.
그대들은 삼계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가?
지금 그대들이 법문을 듣고 있는 그 마음을 떠나 있는 게 아니다.
그대들 한 생각 탐내는 마음이 욕계고,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이 색계이며
한 생각 어리석은 마음이 무색계이다.
이 삼계는 바로 그대를 잡안에 있는 살림살이들이다.
삼계가 제 스스로 '내가 바로 이 삼계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눈앞에서 아주 신령하게 만물을 비추어 보고,
세계를 바라 보는 그대들이 주인으로서 삼계에다 이름을 붙인 것이다."
ㅇ.
큰스님들이여 !
사대(四大)로 이루어진 이 몸은 무상하다.
비장과 위와 간과 쓸개와 머리카락과 손톱과 치아도
오직 모든 법이 공한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그대들의 한 생각 마음이 쉰 곳을 보리수(菩提樹)라 하고
한 생각 마음이 쉬지 못한 곳을 무명수(無明樹)라 한다.
무명은 어디 일정하게 머무는 곳이 없으며 처음도 없고 끝도 없다.
그러므로 그대들이 만약 순간순간의 미혹한 마음을 쉬지 못한다면,
곧 무명수 위를 오를 것이며, 곧바로 사생육도에 윤회하면서
털이 나고 뿔 달린 짐승이 될 것이다. "
ㅇ.
그대들이 마음을 쉬기만 하면 그대로가 청정법신의 세계다.
그대들이 한 생각도 내지 않으면 곧바로 보리수에 올라
삼계에서 신통변화하여 뜻대로 화신의 몸을 나타내리라.
그래서 법의 기쁨(法喜)과 선의 즐거움(禪悅)으로
몸의 광명이 저절로 비추리라.
옷을 생각하면 비단옷이 천 겹으로 걸쳐지고
밥을 생각하면 백 가지 맛의 음식이 그득히 차려지며
다시는 뜻밖의 병으로 누울 일도 없을 것이다.
보리는 머무는 곳이 없다. 이런 까닭에 얻는 것도 없다."
ㅇ.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
대장부란 사람이 무엇을 더 의심하는가?
눈앞에서 작용하는 이가 대체 또 누구인가?
알아차린 순간 바로 잡히는 대로 활용할 뿐 이름에 얽매이지 말 것이다.
이를 일러 깊은 뜻(玄旨)이라 한다.
이같이 볼 수 있다면 꺼리고 주저할 법이란 없다.
옛사람은 말하였다.
'마음은 만 가지 경계를 따라 흐르며
흘러가는 그곳이 참으로 그윽하여라.
마음이 흐르는 작용에 따라 성품을 깨달으니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어라."
-임제록-
추석연휴 기간
정겨운 가족들과 함께 ~
편안하고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無限津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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