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4-2)
2019. 10. 17. 10:06ㆍ카테고리 없음
348. 십력경(十力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如來)는 열 가지 힘을 성취하고, 네 가지 두려움 없음을 얻으며, 예전 부처님들께서 머무셨던 곳을 알고, 능히 법륜(法輪)을 굴리며 대중 가운데서 사자의 목소리로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 이른바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와 같다.)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며,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한다'고 말한다.
비구들아, 이것이 바로 밝게 드러난 진실한 가르침의 법으로서 삶과 죽음의 흐름을 끊고, ……(내지)…… 그 사람들도 모두 밝게 잘 드러낼 것이다. 이와 같이 밝게 드러난 진실한 가르침의 법은 삶과 죽음의 흐름을 끊으며, 선남자들로 하여금 바른 믿음으로 출가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므로 방편을 써서 닦고 익히며 방일하게 지내지 말고, 바른 법과 율에서 꾸준히 힘쓰고 고행하라. 가죽과 힘줄과 뼈가 드러나고 피와 살이 마르더라도, 만일 그 얻어야 할 것을 얻지 못했거든 간절한 정진을 버리지 말고 방편으로써 굳게 참아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게으름으로 괴롭게 살아가는 자들은 능히 갖가지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일으키고, 미래의 존재에 대한 번뇌가 불꽃처럼 늘어나고 자라며, 미래 세상에서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그 큰 이치에서 물러나게 되기 때문이다.
열심히 정진하며 홀로 지내기를 좋아하는 자들은, 갖가지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과 괴로움의 과보를 불꽃처럼 일으키는 미래의 존재에 대한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미래 세상에서도 태어남·늙음·병듦·죽음을 더하거나 자라게 하지 않으며, 큰 이치를 만족하여 제일가는 가르침의 도량을 얻을 것이다. 말하자면 큰 스승께서 적멸(寂滅)·열반(涅槃)·보리로 바로 향함·잘 감·바른 깨달음에 대해 설법하시는 것을 면전에서 친히 듣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땅히 자기를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하며, 자기와 남을 함께 이롭게 할 것을 관찰하고 꾸준히 힘써 공부해야 하느니라. 즉 '나는 이제 출가하여 어리석지도 않고 미혹하지도 않으니 큰 과보가 있고 즐거움이 있으리라. 의복·음식·침구·탕약 등 모든 것을 공양한 사람들도 큰 과보와 큰 복과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라고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49. 성처경(聖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잘 왔다. 비구들아, 잘 출가하여 자기의 이익을 잘 얻으면 이 넓은 세상에서 때때로 거룩한 곳에 태어나 모든 근(根)이 원만히 갖춰지고, 어리석거나 미련하지 않으며, 손을 써서 말하지 않아도 되고, 좋은 말이나 나쁜 말이나 능히 그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이제 이 세상에서 부처가 되어, 여래(如來)·응공(應供)·등정각(等正覺)·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으로서 적멸(寂滅)·열반(涅槃)·보리로 바로 향함[菩提正向]·잘 감[善逝]·평등하고 바른 깨달음[等正覺]의 법을 설하느니라. 말하자면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나나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고, 무명이 소멸하면 행이 소멸하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한다'고 설하느니라.
비구들아, 그대들은 얻기 어려운 것을 이미 얻어 거룩한 곳에 태어나 모든 감관[根]을 원만히 갖추었으며, ……(내지)…… 나는 현재 ' ……(내지)……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고, ……(내지)……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한다'고 설하고 있느니라.7)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 제 자신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며, 자기와 남을 모두 이롭게 하라. 이와 같이 출가하여 어리석지도 않고 미련하지도 않으니 결과가 있고 즐거움이 있으며 즐거운 과보가 있을 것이다. 또 의복·음식·침구·탕약을 공양한 사람들도 모두 큰 결과와 큰 복과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50. 성제자경(聖弟子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무엇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있고, 무엇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것이 일어나는가? 무엇이 없기 때문에 이것이 없고, 무엇이 소멸하기 때문에 이것이 소멸하는가?' 하고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며, 무명이 소멸하기 때문에 행이 소멸하고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한다'고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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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나는 현재' 와 '설하고 있느니라'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다. 이는 위의 문장을 인용하면서 중간을 생략한 것이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편의상 삽입하였다.
351. 무사라경(茂師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존자 나라(那羅)·존자 무사라(茂師羅)·존자 수승(殊勝)·존자 아난(阿難)은 사위국 상이(象耳)라는 못 가에 머물고 있었다.
그 때 존자 나라가 존자 무사라에게 말하였다.
"다른 믿음·다른 의욕·다른 들음·다른 행(行)과 지각[覺]과 생각[想]·다른 견해와 진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데도, 말하기를 '태어남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는 것이지 태어남을 떠나서 늙음과 죽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그러한 바르게 스스로 깨달은 지견[正自覺知見]이 생길 수 있습니까?"
존자 무사라가 말하였다.
"다른 믿음·다른 의욕·다른 들음·다른 행과 지각과 생각·다른 견해와 진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어도, '태어남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는 것이지 태어남을 떠나서 늙음과 죽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그런 바르게 스스로 깨달은 지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있다고 말합니다."
"존자 무사라여, 다른 믿음 ……(내지)…… 다른 이해를 가지고 있는데도, '존재가 소멸하면 적멸(寂滅)이고 열반(涅槃)이다'라는 그런 바르게 스스로 깨달은 지견이 생길 수 있습니까?"
존자 무사라가 대답하였다.
"다른 믿음 ……(내지)……다른 이해를 가지고 있어도, '존재가 소멸하면 적멸이고 열반이다'라고 하는 그런 바르게 스스로 깨달은 지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물었다.
"존자 무사라여, '존재가 소멸하면 적멸이고 열반이다'라고 말하는 그대는 지금 바로 아라한이고, 모든 번뇌가 다하였습니까?"
존자 무사라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두 번 세 번 물어도 여전히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때 존자 수승(殊勝)이 존자 무사라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일단 가만히 계십시오. 제가 그대를 위해 존자 나라에게 대답하겠습니다."
존자 무사라가 말하였다.
"저는 일단 가만히 있겠습니다. 그대가 저를 위해 대답해 주십시오."
그 때 존자 수승이 존자 나라에게 말하였다.
"다른 믿음 ……(내지)…… 다른 이해를 가지고 있어도, '존재가 소멸하면 적멸이고 열반이다'라고 하는 그런 바르게 스스로 깨달은 지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때 존자 나라가 존자 수승에게 물었다.
"'다른 믿음 ……(내지)…… 다른 이해를 가지고 있어도, (존재가 소멸하면 적멸이고 열반이다)라고 하는 그런 바르게 스스로 깨달은 지견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하는 그대는 지금 바로 아라한이고, 모든 번뇌가 다하였습니까?"
존자 수승이 말하였다.
"저는 '존재가 소멸하면 적멸이고 열반이다'라고 말하지만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닙니다."
존자 나라가 말하였다.
"그 말씀이 한결같지 않고 앞뒤가 서로 어긋납니다. 존자께서 말씀하신 대로라면 '존재가 소멸하면 적멸이고 열반이다'라고 하셨는데, 또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다'라고 말씀하십니까?"
존자 수승이 존자 나라에게 말하였다.
"이제 비유로 설명하겠습니다. 대개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로써 이해하게 됩니다. 광야(曠野)에서 길가에 우물이 있었는데 그 물을 뜰 수 있는 줄도 없고 두레박도 없었습니다. 이 때 길을 가던 어떤 사람이 더위와 갈증에 시달려 우물 주위를 맴돌며 찾아보았지만 줄도 없고 두레박도 없었습니다. 우물을 자세히 관찰하여 확실히 알고 보았지만 몸이 닿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이 저는 '존재가 소멸하면 적멸이고 열반이다'라고 말은 하지만, 스스로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 때 존자 아난이 존자 나라에게 말하였다.
"저 존자 수승의 말씀에 대해 그대는 또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존자 나라는 존자 아난에게 말하였다.
"존자 수승께서 훌륭하게 설명하고 진실로 아시는데 또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이 때 그 정사(正士)들은 각기 이야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352. 사문바라문경(沙門婆羅門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사문 바라문들이 법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법의 발생·법의 소멸·법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면, 그는 사문이지만 사문의 수에 들어가지 않고 바라문이지만 바라문의 수에 들어지지 못한다. 또한 그것은 사문의 도리나 바라문의 도리대로, 현세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증득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는 것도 아니다.
어떤 법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어떤 법의 발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며, 어떤 법의 소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어떤 법의 소멸로 이르는 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인가? 말하자면 늙음[老]과 죽음[死]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늙음과 죽음의 발생·늙음과 죽음의 소멸·늙음과 죽음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이와 같이, 태어남[生]·존재[有]·취함[取]·애욕[愛]·느낌[受]·접촉[觸]도 마찬가지이며, 6입처(入處)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6입처의 발생·6입처의 소멸·6입처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법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법의 발생·법의 소멸·법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만일 사문 바라문들이 법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고 법의 발생·법의 소멸·법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안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런 사문 바라문은 사문이면 사문의 수에 들어가고 바라문이면 바라문의 수에 들어간다. 또한 그것은 사문의 도리와 바라문의 도리로써 현세(現世)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증득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는 것이니라.
어떤 법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고, 어떤 법의 발생·법의 소멸·법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안다는 것인가? 말하자면 늙음과 죽음이란 법에 대해서 사실 그대로 알고, 늙음과 죽음의 발생·늙음과 죽음의 소멸·늙음과 죽음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안다. 이와 같이, 태어남·존재·취함·애욕·느낌·접촉도 마찬가지이며, 6입처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고 6입처의 발생·6입처의 소멸·6입처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법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고, 법의 발생·법의 소멸·법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