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秘意)
2018. 6. 17. 10:02ㆍ성인들 가르침/향기로운 시
내가
지금 몇 평의 토지를 마련하는 뜻을
그는 모른다.
내가
지금 몇 그루의 나무를 숭상(崇尙)하는 뜻을
그는 모른다.
그리고
쓰지 않은 내 가슴 속 시(詩)를
그는 모른다.
이 비의(秘意)로 말미암아
내 생활의 변화를 하물며
그는 모른다.
내가 마련하는 토지는 나의 육신(肉身),
영원히 쇠하지 않을.
내가 숭상하는 나무는 나의 영혼,
늘 성장하는,
그리고 쓰지 않는 나의 시(詩)는
신(神)께 펴뵈일, 나의 음악(音樂),
이 깊은 저의(底意)로
내 생활은 밑바닥부터 준비되고
나는
침묵을 배운다. 환하게 지줄거리는 것을
한 가닥씩 끄고
나는
찬란한
완전(完全)한 밤을
기다린다.
-朴木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