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5. 19:43ㆍ성인들 가르침/육조단경
21. 서방(西方)
위사군이 예배하고 또 물었다.
"제자가 보오니 스님과 도교인과 속인들이 항상 아미타불을 생각하면서 서쪽 나라에 가서 나기를 바랍니다. 청컨대 큰 스님께서는 말씀해 주십시요. 저기에 날수가 있읍니까? 바라건대 의심을 풀어주소서."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사군은 들으라. 혜능이 말하여 주리라.
세존께서 사위국에 계시면서 서방정토에로 인도하여 교화해 말씀하셨느니라.
경에 분명히 말씀하시기를 '여기서 멀지 않다.'고 하였다.
다만 낮은 근기의 사람을 위하여 멀다 하고,
멀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다만 지혜가 높은 사람을 위한 말씀이니라.
사람에는 자연히 두가지가 있으나 법은 그렇지 않다.
미혹함과 깨달음이 달라서 견해에 빠름과 더딤이 있을 뿐이다.
미혹한 사람은 염불하여 저곳에 나려고 하지만,
깨친 사람은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히 닦는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그 마음이 깨끗함을 따라서 부처의 땅도 깨끗하다'고 말씀하셨느니라.
사군아, 동쪽 사람일지라도 다만 마음이 깨끗하면 죄가 없고,
서쪽 사람이라도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면 허물이 있느니라.
미혹한 사람은 서방에 가서 나기를 원하나 동방과 서방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다 한가지니라.
다만 마음이 깨끗하면 서방정토가 여기서 멀지 않고,
마음이 오염된 생각이 일어나면 염불하여 왕생하고자 하여도 이르기 어렵느니라.
십악(十惡)을 제거하면 곧 십만리를 가고,
팔사(八邪)가 없으면 곧 팔천리를 지난 것이다.
다만 곧은 마음을 행하면 도달하는 것은 손가락 퉁기는 것과 같으니라.
사군아, 다만 십선(十善)을 행하라.
어찌 새삼스럽게 왕생을 바랄 것인가.
십악의 마음을 끊지 못하면 어느 부처가 와서 맞이하겠는가.
만약 남(生)이 없는 돈법(頓法)을 깨치면 서방정토를 찰나에 볼 것이요,
만약 돈교의 큰 가르침을 깨치지 못하면 염불을 하여도 왕생할 길이 멀거니,
어떻게 도달하겠는가."
육조께서 말씀하셨다.
"혜능이 사군을 위하여 서쪽 나라를 찰나 사이에 옮겨 눈앞에 바로 보게 하리니 보기를 바라는가?"
위사군이 예배하며 말하였다.
"만약 여기서 볼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뭐가 있겠읍니까? 원컨대 스님께서 자비로써 서쪽 나라를 보여 주시면 아주 좋겠읍니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당장 의심이 없이 서방(내면)을 보라, 즉시 풀어 지리라"
(唐見西方無疑 卽散)
대중이 놀라서 무슨 말인지 영문을 모르자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대중은 정신 차리고 들으라. 세상사람의 자기 색신(色身)은 성(城)이요.
눈 ,귀,코,혀,몸은 곧 성의 문이니,
밖으로 다섯 문이 있고, 안으로 뜻의 문이 있다.
마음은 곧 땅이요, 성품은 곧 왕이니,
성품이 있으면 왕이 있고,
성품이 가버리면 왕은 없느니라.
성품이 있으니 몸과 마음이 있고,
성품이 가버리면 몸과 마음도 무너지느니라.
부처는 자기의 성품이 지은 것이니, 몸밖에서 구하지 말라.
자기의 성품이 미혹하면 부처가 곧 중생이요,
자기 성품을 깨달으면 중생이 곧 부처니라.
자비는 곧 관음이요, 희사는 세지라 부르며,
깨끗함은 석가요, 평등하고 곧음은 미륵이니라.
인아상은 수미요 삿된 마음은 큰 바다이며, 번뇌는 파랑이요,
독한 마음은 악한 용이며,진로는 고기와 자라요, 허망함은 곧 귀신이며,
삼독은 곧 지옥이요, 어리석음은 곧 짐승이며, 십선은 천당이니라.
인아상(人我相)이 없으면 수미산이 저절로 거꾸러지고,
삿된 마음을 없애면 바닷물이 마르며,
번뇌가 없으면 파랑이 없어지고
독해(毒害)를 제거하면 고기와 악용이 없어지느니라."
"자기 마음의 땅위에 깨달은 성품(覺性)의 부처가 큰 지혜를 놓아서 그 광명이 비춰져 여섯문이 청정하게 되면, 욕계의 여섯하늘을 모두 비추어 부수게 되고,
아래로 비추어 삼독을 제거하면 지옥이 일시에 사라지고 안팎으로 사무쳐 밝으면 서쪽나라와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이 수행을 닦지 않고 어찌 피안(彼岸)에 이르겠는가."
법문을 들은 법좌 아래 대중들이 찬탄하는 소리가 하늘에 사무쳤으니,
응당 미혹한 사람도 밝게 볼 수 있었다.
위사군이 예배하며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널리 원하옵나니,
법계의 중생으로 이 법을 듣는 이는 모두 일시에 깨쳐지겠읍니다."
-돈황본 육조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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