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5. 20:58ㆍ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완릉록]
5, 모양있는 것은 허망하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을 제도하십니까?"
"정말로 여래께서 제도할 중생은 없느니라,
나(我)도 오히려 얻을 수 없는데 나 아님이야 어찌 얻을 수 있겠느냐 !
부처와 중생을 모두 다 얻을 수 없느니라"
"현재 부처님의 32상(相)과 중생 제도가 분명히 있는데 스님께서는 어찌 없다고 말씀하십니까?"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무릇 모양이 있는 존재는 모두가 허망하니,
만약 모든 모양을 보되 모양이 아닌 줄 알면 곧 여래를 보게 되느니라'고 하셨다.
부처니 중생이니 하는 것은 모두 네가 허망하게 지어낸 견해로서,
오로지 본래의 마음을 알지 못한 탓으로 그같은 잘못된 견해를 내게 된 것이니라.
부처의 견해를 내는 순간 바로 부처에 끄달리고,
중생의 견해를 내는 순간 바로 중생에 끄달린다.
범부다 성인이다 하는 견해를 내고,
더럽느니 깨끗하다느니 하는 견해를 내는 등이 모두 그 장애를 받느니라.
그것들이 너의 마음을 가로 막기 때문에 결국 윤회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원숭이가 무언가를 들었다 놨다 하느라고 쉴 때가 없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진정한 배움이란 모름지기 배울 것이 없어야 한다.
범부도 성인도 없고 깨끗함도 더러움도 없으며,
큼도 작음도 없고, 번뇌도 없고, 인의적인 작위도 없다.
이와같은 것들은 한 마음 안에서 겉모습으로 잠시 모양을 짓는 것들이다.
설혹 네가 3승12분의 가르침과 모든 이론들을 배운다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을 다 버려야 한다.
그러므로 '가진 것을 모조리 없애버리고 오직 침상 하나만을 남겨두고 병들어 누워있다'고 한말은 바로 모든 견해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말한 것이다.
한법도 가히 얻을 것이 없어서 법의 장애를 받지 않고,
삼계의 범,성의 경계를 훌쩍 벗어나야만 비로소 세간을 벗어난 부처님이라고 하느니라.
그러므로 말하기를 ' 허공처럼 의지할 바 없음에 머리숙여, 외도의 굴레를 벗어나는도다'고 하였다.
마음이 이미 다르지 않기 때문에 법 또한 다르지 않으며,
마음이 하염없으므로 법 또한 하염이 없다.
만법이 모두 마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마음이 비었기 때문에 모든 법이 공하며,
천만가지 중생들도 모두 다 같은 것이다.
온 시방의 허공계가 같은 한마음의 본체이니,
마음이란 서로 다르지 않고, 법 또한 다르지 않건만,
다만 너의 견해가 같질 않으므로 차별이 있게 되느니라.
비유하면 모든 하늘사람들이 다 보배 그릇으로 음식을 받아 먹지만
각자의 복덕에 따라 밥의 빛갈이 다른 것과 같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실로 작은 법도 얻은 것이 없으니,
이것을 이름하여 무상정각이라 한다.
오로지 한 마음일 뿐,
실로 다른 모양이 없으며,
또한 광채가 빼어날 것도 없고,
나을 것도 못할 것도 없다."
"마음이야 모양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찌 부처님의 32상(相) 80종호(種好)와 중생을 교화하여 제도하는 일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겠읍니까?"
"32상은 모양에 속한 것이니, '무릇 모양있는 것은 모두가 허망하다." 라고 한 것이요,
80종호는 색갈에 속한 것이니,
'만약 겉모습으로 나를 보려 한다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는 것이니 여래를 볼 수 없느니라' 고 하신 것이니라."
6. 한 마음의 법.
"부처의 성품과 중생의 성품이 같습니까? 다릅니까?"
"성품 자체는 같고 다름이 없으나,
만약 3승의 가르침에 의거해 말한다면 부처의 성품과 중생의 성품이 따로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3승의 인과가 있어서 같고 다름이 있느니라.
그러나 만약 불승(佛乘)과 조사가 서로 전한 것에 의거해 보면 절대로 그렇게 말하지 않고, 오로지 한마음만을 가리키는 것이다.
한마음은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으며
원인도 아니고 결과도 아니다.
그러므로 말씀하시를,
'오직 이 일승(一乘)의 道 뿐이오, 2승도 없고 3승도 없느니라.
그러나 부처님의 방편설만은 제외하노라'고 하셨다.
-황벽선사의 완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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