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9. 20:22ㆍ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전심법요]
15. 머문바없이 마음이 나면 곧 부처님의 행.
배휴가 물었다.
"어떤 것이 세간의 이치(世諦)입니까?"
"언어,문자에 얽매인 이치를 논하여 무얼하겠느냐?
본래 청정한 것인데, 어찌 언설을 빌려서 문답을 하겠는가?
다만 일체의 마음이 없기만 하면 번뇌없는 지혜(無漏智)라 부른다.
네가 모든 언행에 있어서 함이 있는 법(有爲法)에 집착하지만 않는다면,
말하고 눈 깜짝하는 것 모두가 번뇌없는 지혜와 같으니라.
지금 말법시대에 접어들면서 참선의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대부분 온갖 소리와 빛갈에 집착하고 있다.
이래서야 어찌 자기 마음을 여의었다고 하겠느냐?
마음이 허공같고 마른나무와 돌덩이처럼 되어 가며, 또한 타고 남은 재와 꺼진 불처럼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바야흐로 道에 상응한 분(分)이 조금 있는 것이다.
만일 이와같지 못하다면 뒷날 모두 염라대왕에게서 엄한 문책을 받을 때가 올것이다.
네가 다만 '있다' '없다'하는 모든 법을 여의기만 하면,
마음이 마치 허공에 떠 있는 햇살같아 태양이 비추지 않아도 자연히 두루 비추는 것이니,
이 어찌 힘 덜리는 일이 아니겠느냐?
이런 때에 이르러서는 쉬어 머물바가 없어서,
모든 부처님이 행하시는 行을 하게 되고,
'머문바 없이 그 마음이 난다'는 것이 되느니라.
이것이 바로 자신의 청정한 법신이며 무상정등각이니라.
만약 이 뜻을 알지 못한다면
많은 지식을 배워 얻고 부지런히 고행수도하며 풀옷을 입고 나무먹이를 먹는다 해도 결국 자기 마음은 모르는 것이니라.
이것을 모두 삿된 수행이라 하며, 정작 천마의 권속이 되는 것이니,
이런 식으로 수행을 한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지공(誌公,418~514)이 말하기를,
"부처란 원래 자기 마음으로 짓는 것인데 어찌 문자로 인해 구해지겠는가?
설령 그렇게 해서 삼현(三賢),사과(四果), 십지만심(十地滿心)의 지위를 얻는다 해도,
그것은 역시 범부와 성인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고 하였다.
너는 보지 못하였느냐?
"모든 행위가 무상하나니, 이것이 나고 없어지는 법이니라(生死法)"고 하였으며,
"힘이 다한 화살은 다시 떨어지나니, 뜻대로 되지 않을 내생을 초래하리로다.
어찌 하염없는 실상의 문(無爲實相門)에 한번 뛰어넘어 여래의 지위에 바로 드는 것만 같으리오"
라고 하였느니라.
그러나 너는 이정도의 근기가 아니므로
옛사람이 세운 방편문에서 알음알이를 널리 배워야 하느니라.
또 지공이 말하기를,
"세간을 뛰어넘은 명철한 스승을 만나지 못하면 대승의 법약(法藥)을 잘못 먹는 것이다"고 하였다.
네 지금 일거일동에 항상 무심(無心)을 닦아 오래오래 되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는 역량이 부족하니 단박에 뛰어넘지 못한다.
다만 3년이나 5년 혹 10년만 지나면 반드시 들어갈 곳을 얻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니라.
그러나 너는 이렇게 해내지 못하고,
굳이 마음을 가지고 선(禪)을 배우고 도를 배워야 하니,
그것이 불법과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그러므로 경에서 이르기를,
"여래의 설법은 모두 사람을 교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마치 누런 나뭇닢을 돈이라 하여 어린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따라서 법이란 결코 실다운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무엇인가 얻을 것이 있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우리 종문(宗門)의 사람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너의 본분과도 아무 상관이 없느니라.
그래서 경에 말씀하시기를,
실로 얻을 만한 조그만 법도 없는 것을 무상정각이라 부른다"고 하였다.
만약 이 뜻을 알아낸다면,
부처님의 도와 마구니의 도가 모두 잘못되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본래 깨끗하여 환히 밝아 모남도 둥굶도 없고, 크고 작음도, 길고 짦음과 모양도 없으며,번뇌(漏)도 작위(作爲)도 없고, 미혹됨도 깨달음도 없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요연히 사무쳐 보아 한 물건도 없나니, 중생도 없고 부처도 없도다.
항아사같은 대천세계는 바다의 물거품이요,
모든 성현들은 스쳐가는 번갯불 같도다" 한 것이다.
모든 것이 진실한 마음만 같질 못하니라.
법신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부처님,조사님과 더불어 마찬가지여서
어디 털끝만큼이라도 모자람이 있겠느냐.
이런 내말의 뜻을 알아들었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하니,
이 생을 마칠 즈음에는 내쉬는 숨이 들이쉬는 숨을 보장치 못하느니라."
-황벽선사의 전심법요, 배휴거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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