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19. 20:49ㆍ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법안스님이 청량원에 계시던 어느날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출가한 사람은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다만 시절인연을 따르기만 하면 된다.
불성의 이치를 알고자 한다면 시절인연을 잘 관찰해야 하니
그러한 방편은 고금에 적지 않다.
보지 못했는가,
석두희천(700~790)스님은 조론(肇論)에서
<만물을 녹여 자기로 삼는 자는 성인 뿐이니라>한 대목을 보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성인은 자기가 없기 때문에 자기 아닌 것이 없다>
석두스님께서는 또한 참동계(參同契)라고 불리우는 글 한편을 남기셨다.
그 첫 머리에 '인도 땅 부처님 마음---'운운 하였으니,
시절인연에 대하여 이보다 더한 말은 없으며,
중간부분도 시절을 따르라는 말일 뿐이다.
스님네들이여,
이제 만물을 녹여 자기로 삼으려 한다면
온 누리에 아무것도 볼것이 없어야 하리라.
또 석두스님은 그 끝에서
"세월을 헛되게 보내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조금전에 그대들에게 말하기를 다만 시절인연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고 하였으니,
만일 시절을 그대로 지나쳐 버린다면 바로 세월을 헛되게 보내는 것이며,
색(色)이 아닌 것을 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스님네들이여,
색이 아닌 것을 색이라고 생각함다면 이것이야 말로 상황과 시절을 놓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말해보라.
색이 색이 아닌 것이라 이해한다면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를~.
그런 식으로 이해한다면 더욱 빗나가서 헛되고 어리석게도 양갈래로 치닫게 되니
무슨 소용이 있으랴.
스님네들이여, 분수를 지키며 시절에 따라 지내야 할 것이다.
몸조심하라.
-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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