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2. 20:15ㆍ성인들 가르침/과거선사들 가르침
<화엄경>에서 문수사리가 덕수보살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보살이여, 여래가 깨달은 것은 오직 하나의 법이었다.
그런데 무량한 모든 법을 설하여 무량한 국토를 나타내고,
무량한 중생을 교화하여 무량한 법의 소리를 연출하고,
무량한 몸으로 나타내어 무량한 마음을 알고,
무량한 신통을 나타내어 널리 무량한 세상을 진동시킬 수 있으며,
한량이 없는 수숭한 장엄을 시현하여
끝이 없는 여러가지 경계를 드러내 보이면서도,
어떻게 법성(현상) 가운데에 나타나는 이 차별상 모두를 얻을 수 없다고 설하는가?
그때에 덕수보살이 게송으로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불자여, 그대가 질문한 이치
매우 깊은 뜻이라 어렵긴 하나
지혜로서 이것을 알수 있나니
부처님의 공덕을 항상 즐길수 있다네.
비유하면 땅의 성품은 하나이면서
사람들은 제각각 따로 따로 머물러 살지만
땅 자체는 같다거나 다르다는 분별이 없듯이
부처님의 모든 법은 이와 같도다.
비유하면 불의 성품은 하나이지만
인연따라 여러가지 물체를 태우더라도
타오르는 불길은 분별이 없듯이
부처님의 모든 법은 이와 같도다.
비유하면 바닷물은 전체가 하나이면서
바람따라 파도모습 제각각 일렁이지만
인연따라 움직이는 물의 성품 다르지 않듯이
부처님의 모든 법 이와 같도다.
비유하면 바람의 성품이 하나이면서
모든 초목 온갖 곳에 휘몰아 쳐도
부는 바람자체는 똑 같아 다른 성품이 없듯이
부처님의 모든 법 이와 같도다.
비유하면 천둥과 먹구름에서
내리는 빗방울이 온땅을 적시며
고루고루 생명 기운을 차별없이 내리듯이
부처님의 모든 법 이와 같도다.
구름이 햇빛을 가리지 않으니
온 세상에 널리 널리 비추더라도
빛과 밝음이 어느 곳이든 다르지 않듯이
부처님 모든 법 이와 같도다.
가을 하늘 허공에 뜬 둥근 달빛을
모든 세상의 온갖 사람들이 다 쳐다 보아도
허공의 달이 어느 장소에든 간곳이 없듯이
부처님의 모든 법 이와 같도다.
비유하면 대범왕(大梵王)이 몸을 나투어
일체세계 허공 가득 채우더라도
그 몸에는 특별히 다른 것이 없듯이
부처님의 모든 법 이와 같도다.
그러므로 하나의 마음인 종경(宗鏡)의 뜻을 구족도(具足道)라 하며,
원돈문(圓頓門)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연기(緣起)의 입장에서는 끝없는 차별이 있겠지만,
참된 성품(절대본질)을 기준으로 하면 다른 것이 아니니,
일(一)과 다(多)가 서로간에 사무치고,
있음(有)과 없음(無)이 동시(同時)인 것이다.
-宗鏡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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