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언제나 둥근 달일 뿐이오.

2010. 2. 20. 19:46무한진인/無爲閑人 心身不二

 

: 평범한 日常事의 보고 듣고 알고 행동하는 의식현상 그대로가 참마음(깨달음) 그 자체라는 말씀을 이해하기 어렵읍니다.

 

답 : 본성을 이원적인 앎의 대상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이미 빗나가 버리오.

그것은 앎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앎을 비추는 근원, 주체인 것이오.

눈이 눈 스스로를 어떻게 볼 수가 있겠소.

그냥 있는 그대로 즉유(卽有)하는 것이오.

알음알이가 삐집고 들어갈 틈이 전혀 없소.

우선적으로 스스로가 참성품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혀내야 하오.

참마음은 모양도 없고, 속성도 없으며, 전체에 두루 펼쳐져 있으며,

저절로 비추는 앎이지만, 앎의 느낌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있음이오.

이 自覺을 스스로 체득하면 평범한 일상사가 그대로 참마음의 깨달음 속에 있는 것이오. 

 

: 물론 직접 체득은 못했더라도 지성적으로는 참마음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대략 개념적으로 이해는 합니다만,

평범한 일상사의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이 보고 듣는 그것 자체가 아니고,

모양 없고 움직임 없는 참마음 그 자체라는 말씀에 대하여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읍니다.

 

: 진정한 이해라는 것은 지성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즉각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오.

그러나 지금 달에 대한 비유를 하나 들어서 간단하게 설명해 보겠소.

 

하늘에 떠 있는 달은 언제나 일정하게 둥근 달의 성품이지만,

우리에게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초생달, 상현달,보름달,하현달 그믐달, 달없는 캄캄한 밤 같은 여러가지 모양으로 변화하여 보이는 것은 햇빛이 반사되어 보이는 달의 그림자일 뿐이오.

따라서 초생달은 그 모양이 초생달이지만, 본성품은 그 초생달이 아니고,

그믐달은 그 모양이 그믐달이지만, 본성품은 그믐달이 아니며,

반달은 그 모양이 반달이지만, 본성품은 반달이 아니며,

보름달도 그 모양이 둥그렇기는 하지만, 그 변화 중의 한 과정이므로, 본성품은 그 보름달이 아니오.

 

그러나 초생달의 본성품은 곧 원래의 둥근달이고,

그믐달의 본성품도 역시 둥근 달이며,

반달의 본성품도 역시 둥근 달인 줄은 저절로 누구나 잘 알고 있지 않소.

어떤 모양이 어찌 되었든 오로지 달의 본성품은 둥근 달만 있을 뿐이오.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서 평범하게 보고 듣고 아는 色受想行識의 모든 모양있는

심리적 물질적인 현상들은 그 하나 하나 자체가 모두 즉각적으로 모양없는 참성품이라고 말할 수가 있소.

 

마치 초생달이 실제로는 둥근 달이고,

반달이 실제로는 둥근 달인 것을 누구나 저절로 알수 있는 것처럼 말이오.

그러나 또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저절로 아는 비춤에는 별 관심들이 없소.

 

그렇게 저절로 아는 것이 참마음의 차별없이 전체적으로 비추는 작용이며,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그 자연적인 비춤이 의식을 통해서 저절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오.

그러나 앎 본체는 앎느낌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는 완전 自覺상태이기 때문에

무루(無漏-샘이 없음) 라고도 말하며, 따라서 전혀 알수없는 일원적인 앎(自覺)인 것이오.

주객 이원화적인 의식으로는 전혀 알수 없는 순수앎 자체를 참마음 또는 참나라고 하는 것이며,

이 전체우주와 우리들이 나온 근원의 본바탕이라고 하는 것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