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도덕경32장, 도의 작용은 저절로 조화롭게 흐르오.

2008. 7. 10. 11:37성인들 가르침/노자도덕경

 

 

 

[원문]

 

道常無名樸雖小 天下莫能臣也

도상무명박수소            천하막능신야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賓

후왕약능수지              만물장자빈

 

天地相合 以降甘露 民莫之令 而自均

천지상합        이감감로         민막지령   이자균

 

始制有名  名亦旣有 夫亦將知止 知止可以不殆

시제유명            명역기유     부역장지지     지지가이불태

 

譬道之存天下  猶川谷之於江海

비도지존천하              유천곡지어강해

 

[해 석]

 

도는 영원하며,이름도 없고,순수한 보편성이지만, 그러나 아주 미세하오.

천하는 이것을 손쉽게 신하처럼 부릴 수는 없소이다.

 

만약 왕이 오직 이 도를  지킬 수만 있다면,

세상사람들 대부분이 저절로 찾아와 따르게 될 것이오.

 

하늘과 땅이 서로 화합하여 단이슬을 내리듯이,

백성들에게 억지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저절로 다스려지는 것이오.

 

규제가 시작되면 경계를 긋는 이름들도 있게 되는데,

그 이름들 역시 이미 있다 할지라도

무릇 그것들을 분별하는 앎 또한 마땅히 멈춰져야 하며,

그 분별앎(分別知)을 그친 것이 바로 위태로움이 없는 도의 상태와 같은 것이오.

 

이세상에 존재하는 것으로써 도를 비유해 보자면,

마치 계곡의 실개천들이 강과 바다로 흘러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수 있소이다.

 

[해 설]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는 도를 바르게 지켜서 무위 자연적인 법칙으로 다스리라는 충고입니다.

도란 그것을 억지로 이 세상에서 직접 활용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도자가 그 도의 상태에서 옳바르게 지키고 있으면, 저절로 모든 사람이 우러러 보며,따르게 된다는 것이죠.

하늘과 땅이 저절로 화합하면서 단비를 내려서 온갖 만물을 생장시키듯이,

지도자가 도를 지키고만 있으면 억지로 법과 규제를 만들어 명령을 하지 않아도

백성들이 저절로 잘 따르고 알아서 스스로 하므로 전체가 조화롭게 유지 된다는 것입니다.

일단 규제와 법을 세우면 경계를 구별하는 이름도 있기 마련이지만,

이름과 경계는 정해져 있을지라도, 그것을 분별하는 앎을 버리고, 일체가 하나라는 평등성과 보편성을 가진다면 그것이 도와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있읍니다.

도란 마치 이세상의 수많은 실개천들이 거대한 강으로 흘러들고, 거대한 강은 무한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하고 있읍니다.

 

이장은 곽점본,백서본,왕필본에 모두 수록되어 있으며, 개별적인 글자들이 몇개가 틀리는 것이 있읍니다만, 대체로 전체 내용에는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아서

왕필본만을 가지고 해석을 했읍니다.

 

道常無名樸雖小   天下莫能臣也

도상무명박수소            천하막능신야

常; 항상하다,영원하다,항상,늘. 樸;순박하가,꾸밈이 없다,바탕,통나무. 莫;없다,불가하다.

雖;비록, 아무리~하여도,그러나. 能; 능히 할 수있다. 臣;신하로 삼다. 也; 어조사.

 

道常無名樸雖小 ; 도는 영원하며,이름이 없고,순수한 보편성이지만,

 그러나 아주 미세하다.

天下莫能臣也 ; 이 세상에서는 이것을 손쉽게 신하처럼 부릴 수가 없다.

 

처음에 도의 네가지 특성을 제시하고 있읍니다.

첫째로 道는 <常>하다, 즉 영원하고 항상 변함없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도는 절대바탕상태를 말합니다. 그래서 도는 항상 변함없이 바탕에 있는 것이죠.

절대바탕은 허공으로 비유하기도 하죠. 태고시절부터 이 우주삼라만상은 계속 변화하고 있드라도 우주허공자체는 변함이 없었죠.

홍수가 나든,태풍이 불든, 지진이 나든,지구껍대기 뒤집혀지든,별들이 폭발을 하든, 전쟁이 나서 모든 도시가 폐허가 되고 모든 사람이 사라지든, 우주허공자체는 전혀 손상없이 그대로 있읍니다.

절대바탕은 이러한 우주허공처럼 항상 변함없이 영원한 것이죠.

그러나 물리적 우주허공조차도 이 의식에 투사된 절대바탕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둘째로 <無名> 즉 이름이 없읍니다.

경계도 없고 모양도 없고 어떤 속성도 없으므로 이름을 지을 수가 없읍니다.

어떤 이름으로 일단 부른다면 그것은 절대바탕 자체가 아니라, 이원화적인 의식을 통해서 이해하려고 임시로 사람이 붙힌 개념적인 이름일 뿐입니다.

또한 이름을 붙힌다는 것은 오직 하나의 일원적인 절대상태를 주객 이원화 상태로 개념화로 표현 한다는 것이지만, 일원화 상태 안에서는 개념화 또는 이름을 붙힐 수가 없는 것이죠.

소위 절대, 道, 神 등으로 이름을 붙히는 것은 주객 이원화로 나눠서 의식상에서 그것을 개념화로 나타내어, 사람들간에 그에 대한 설명을 위해 의사소통의 기호도구로 사용하려고 부르는 것이지, 실재를 가리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셋째는 <樸> 즉 <순수한 보편성>입니다.

대부분의 해석서들은 이 <樸>을 '다듬지 않은 통나무'로 번역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번역하면 그야말로 다듬지 않은 거치른 번역이 됩니다.

<樸>은 다듬지 않은 통나무처럼 "꾸밈없고 단순하며 순수한 상태"를 말하는데,

바로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우주적 보편의식을 말합니다.

육체의 감관기관에 의하여 오염되고 변조되기 이전의 완전 하나로써 순수한 통짜의식이 바로 순수한 보편의식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만물의 내면에 갖추어져 있는 것이고, 모든 만물이 이 순수보편의식안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죠.

道의 기본 작용특성이 바로 순수한 보편성인 樸(박)을 말하고 있읍니다.

노자 당시에는 아마도 '순수한 보편성'을 이 통나무 "樸"로 표현한 것 같읍니다.

이 도덕경에서 어떤 장에서는 <大德>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네번째는 <小> 즉 <아주 미세한 특성>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해석서들이 이것을 그냥 '작다'라고 번역을 했는데, 그렇게 번역하면 도가 공간적인 어떤 크기를 가지고 있어서 그 공간적 크기가 "작다"라고 표현한 것으로 의미를 잘못 전달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공간적인 크기로서 작은 것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지만,

시간적인 파동성, 즉 의식으로 알수 없을 정도로 아주 미세하다는 의미가 있읍니다.

시각이나 촉각의 감각적인 측면에서 묘사한 것이 아니라,

내면에 숨어 있는 의식의 미세한 근원이기 때문에 의식으로는 인식할 수 없고,

앎 표면에 나타날수 없는 아주 미묘한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참고적으로 백서본이나 왕필본은 <小>라고 되어 있지만, 곽점본에는 <妻>라고 되어 있으며, 이<妻>자를 곽점본 주석가들은 <微>자로 읽고 있으며, 거의 보이지 않고 알수없는 상태를 표현한 것이죠. 

그러나 제가 보기엔 이 <妻>자를 <微>자로 읽는 것은 다소 잘못된 해석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어 납니다.

<妻>는 아내<妻>자이므로 '집안에 있는 사람', 결혼한 여자를 말하며,

이것은 의식적인 측면에서 '내면에 머물러 있는 것' 또는 '내면에 숨어있는 것' 이라는 의미에서, '내면에 숨겨져서 보이지 않고 알수없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가 있읍니다.

 

이렇게 네가지 도의 특성이 있으므로,

이세상에서는 이道를 신하처럼 손쉽게 부릴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 즉 나타난 현상세계란 의식에 의하여 나타난 시간과 공간 안에서 표현 된 의식의 결과 물인데,

그 결과물인 이세상에서 의식의 근원인 道를 신하를 다루듯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어떻게 손자(현상세계)가 고조할아버지(절대본체,도)조상을 마음대로 다룰 수가 있겠읍니까?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죠.

 

대부분의 해석서들은 雖小天下莫能臣也,라고 붙혀서 해석을 하여'통나무가 비록 작지만 천하의 누구도 그것을 신하로 삼지 못한다' 이런 식으로 해석을 했읍니다만, 도는 공간적인 크기가 없는데, '비록 도가 작다'라고 해석을 하면 의미가 어색하게 어긋나 버립니다.

따라서 雖小는 앞의 문장과 연결시켜서,  도의 네가지 특성중 하나인 '보이지 않고 알수도 없는 미세한 특성'을 덧붙혀 표현한 문장으로 보고 해석을 해야 됩니다.

따라서 뒤의 문장인 天下莫能臣也,와는 붙혀서 해석할 필요가 없읍니다.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賓

후왕약능수지         만물장자빈

侯;제후,임금,오직,어찌, 若;만약,같다,쫏다,이와같다. 將;무릇,대저,거의 대부분

 

侯王若能守之 ; 만약 왕이 오직 도만을 지킬 수만 있다면,

萬物將自賓 ; 세상사람들 대부분이 저절로 찾아와 따를 것이다.

 

왕이 오직 도만을 지킬 수만 있다면, 세상사람들이 저절로 왕을 찾아와 따를 것이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侯자는 '제후'라고 번역을 않하고 '오직'이라고 번역했읍니다.

왕이 완전한 도인으로써 오직 무위자연법으로만 천하를 다스린다면 모든 백성들이 저절로 따른다는 의미입니다.

마치 깊은 계곡으로 모든 빗물이 저절로 모여들고, 넓은 바다로 모든 강물이 흘러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것이죠.

 

天地相合 以降甘露 民莫之令 而自均

천지상합      이강감로      민막지령      이자균

降; 내리다, 甘; 달다, 露;이슬, 莫;없다,말다. 均;고르다, 평평하다, 따르다.조화를 이루다.

 

天地相合 ; 하늘과 땅이 서로 화합하여

以降甘露 ;단이슬을 내리는 것처럼,

民莫之令 ; 백성들은 시키지 않아도

而自均 ; 저절로 고루 따르게 된다.(저절로 다스려진다)

 

하늘과 땅은 서로 조화하여 단비를 내리게 하고

모든 생명과 초목이 생겨나서 저절로 자라면서 天과 地의 감로수를 마시며 삶의 生住離滅이 진행되는 것이죠.

여기서 감로란 만물을 길러주는 생명수인 비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백성들도 순수한 보편성인 무위자연적인 도의 빛(은혜)를 받아서

지도자가 억지로 어떤 부분적인 제재나 명령을 하지 않아도 백성들은 저절로

그 지도자를 따르게 된다는 것이죠,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비로 인해 모든 초목들이 저절로 생명을 유지해 나가듯이,

모든 백성들이 골고루 보편적인 빛을 받기 때문에 저절로 지도자를 따르며,

세상과 하늘이 서로 조화를 이루게 된다는 것입니다.

 

始制有名  名亦旣有 夫亦將知止 知止可以不殆

시제유명        명역기유     부역장지지     지지가이불태

始; 비로소,바야흐로,시작하다,읽으키다. 制;절제하다,금하다,마름질하다,바로잡다,만들다.법도,규정.亦;또,또한,~도 역시,다만~뿐. 旣 ; 이미,벌서 원래, 將; 마땅히 ~하여야 한다.

止;그치다, 殆;위태롭다.두려워하다.불안해 하다.

 

始制有名 ; 규제를 가르기 시작하면 경계를 긋는 이름이 있게 되는데,

名亦旣有 ; 이름이 역시 이미 있다고 하더라도

夫亦將知止 ; 무릇 그 분별하는 앎 역시도 마땅히 멈춰야만 하며,

知止可以不殆 ; 그 분별앎이 그치면 가히 위태로움이 없는 도와 같은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려면 법이나 규제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법이나 규칙을 만들기 시작하면 경계를 분별하는 이름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러나 그러한 규제나 법에 의해서 분별하는 경계와 이름이 이미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부분적인 경계와 개별적인 이름으로 취급하는 분별심을 내지 않고, 전체를 하나로써 다룬다면,그 일체로서 취급하는 그 일체의식자체는 이원적으로 주객이 갈라진 위태롭고 불안정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현실에서는 여러가지 경계와 이름으로 규제가 되어 있어도, 실제 법의 운용 측면에서는 이름과 경계구분을 무시하고 전체를 하나로 취급하면 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안정된 상태와 같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사람마다 개성이 다양하고 재능이 다양하며,사상이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하더라도, 모두가 각자 보편성을 내면에 지니고 있읍니다.

그래서 사람을 각자 특정한 육체를 가진 한개인으로 보는 관점이 아니라, 개별 육체는 무시하고 전체 보편의식 안에서의 의식으로 보는 것이죠.

모든 사람만상과 사람들을 하나의 공통의식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도 역시 자기와 같은 보편적 의식으로 보는 관점이 바로 깨달은도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본자세입니다. 

자기가 개별적인 개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이외의 다른 모든 사람들과 사물들을 개별적으로 보면서 타인화하는 경계가 생기지만,

자기자신이 하나의 보편적인 의식일 뿐이라고 여기는 도인은 모든 사람, 모든 만물, 개,모기,화초,돌, 등 모든 우주삼라만상 전체를 똑같은 하나의 의식으로만 보므로 자기자신과 다른 어떤 것이 아니고, 바로 자기자신 그자체로 보는 것이죠.

 

譬道之存天下  猶川谷之於江海

비도지존천하          유천곡지어강해

譬;비유컨데, 설명하다.깨우치다. 猶;가히,같다,똑같다. 於;에,에서,기대하다,의지하다.따르다.

 

譬道之存天下 ; 도가 이세상에 있다는 것을 비유해 보자면,

猶川谷之於江海 ; 마치 계곡의 실개천이 강이나 바다로 흘러드는 것과 같다.

 

이 나타난 현상세계 안에서 도의 보편적인 특성을 비유해 본다면,

모양과 크기가 다른 수많은 실개천의 물들이 큰 강으로 모여 흐르게 되고,

그 큰 강의 물들은 경계없는 무한한 바다로 흘러 들어 가듯이,

전체는 똑 같은 물(의식)이지만, 그 흐르는 모양만 달리 할뿐이며, 모든 물들은 바다 (도의 본체)로 저절로 흘러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모든 만물은 저절로 절대본체를 향해서 움직이고 있으며, 결국은 절대 본체에 저절로 모여들게 되는 것이죠.

그러므로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가  도의 바다가 되어 있으면, 작은 시냇물인 모든 백성들이 저절로 절대 바다인 왕을 따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도의 보편성이며, 이러한 넓고 보편적인 무위자연의 법칙으로 나라를 다스리라는 충고같읍니다. 감사합니다.  -무한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