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도덕경 30장, 무력으로 천하를 취할 수는 없소.

2008. 7. 10. 11:31성인들 가르침/노자도덕경

 

 

 

[원 문]

以道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

이도좌인주자           불이병강천하

 

其事好還  師之所處 荊棘生焉 大軍之後 必有凶年

기사호환       사지소처      형극생언     대군지후   필유흉년

 

善有果而已 不敢以取强

선유과이이       불감이취강

 

果而勿矜  果而勿伐 果而勿驕  果而不得已  果而勿强

과이물긍       과이물벌      과이물교       과이부득이      과이물강

 

物壯則老  是謂不道  不道早已

물장칙노        시위부도      부도조이

 

 

[해 석]

 

 道로써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는

 군사력으로 천하를 강압하지 않소.

 

 억지로 무력을 사용하면 곧바로  되돌아 오게 되오.

 

 군사가 머문 땅은 가시덤불만 자라나 황폐해 지게 되고

 큰 군대가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반드시 흉년이 들게 되는 것이오.

 

 훌륭한 지도자는 위난만 평정하고 그만 둘 뿐,

 감히 무력으로 천하를 강압해서 휘어잡으려고 하지는 않소.

 

위난을 극복하지만 자랑하지 않으며,

위난을 극복하지만 압박하지도 않고,

위난을 극복하지만 오만하지 않으며,

위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군대를 동원하지만

위난을 평정하고 나서는 강압적으로 군림하려고 하지는 않소.

 

모든 만물은 왕성하게 성장하다가도 이윽고 늙어서 쇄약해 지나니,

이렇게 변하는 것들은 道라고 말할 수 없소이다.

 

道 아닌 것들은 곧바로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이외다. 

 

[해 설]

이장은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가 군사력을 함부로 남용하지 말것을 권고하는 가르침입니다.

도를 기본으로 해서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는 군사력에 의해 강압적으로 나라를 다스려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무위 자연적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된다는 것입니다.

무력을 사용하여 강압적으로 다스리면 반드시 그 댓가가 자기에게 반작용으로 되돌아 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훌륭한 지도자는 당해 위난만 해결하고는 함부로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군사를 동원해 목적을 달성하드라도, 그것을 기화로 자기 권위를 강화하든가, 강압적인 권력을 휘두르지 않으며, 위난만 구하고 더 이상 무력을 남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렇게 군사력을 동원하여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것일 뿐이며,이러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세상만물이 다 그렇듯이 흥망성쇄가 있으므로,항상 무력이 강하게 유지될 수가 없는 것으로서, 도와는 관련이 없는 일시적 임시조치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도가 아닌 일시적인 것은 곧바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충고입니다.

 

이장은 곽점본,백서 갑,을본, 왕필본에 모두 들어 있는 내용입니다.

물론 각판본마다 글자가 몇개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내용상으로는 크게 차이가 없어서 다른 판본내용은 언급을 하지 않았읍니다.

 

이 30장의 내용과 31장의 내용이 군사력 운영에 대하여 언급한 내용인데,

이런 내용으로 보자면 노자도덕경이 도를 기본으로 한 지도자의 국가 운용요령 내지는 지침이라고 판단해 볼 수 있을 것 같읍니다.

언젠가 부터인지는 몰라도 부족시대때부터 전해내려오던 지도자의 국가경영요령 또는 지침이 오랜세월 그 지도자 집안에서 대대로 조금씩 내용이 보태져서 전송되어 내려 오면서, 어느시기에 몇사람에 의하여 수집하고 한군데 모아져서 형성된 것이 노자도덕경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됩니다.

<老>라는 글자자체가 <늙은 것, 오래된 것,옛것,>이라는 글자 뜻이 있죠.

이것을 어느시기에 한사람이 집대성하고 편집하여 지도층 귀족들에게 전해내려오다가 조금씩 내용들이 부가되어 오늘날 왕필본의 노자도덕경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개인적인 추측일 뿐입니다. 

 

以道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

 이도좌인주자      불이병강천하

以;~로써,~따라서. 佐; 도움,돕다. 다스리다.兵;군사,무기,싸움,

强; 강제로 하다,강압하다,제압하다.

以道佐人主者 ; 도로써 다스리는 임금은,

不以兵强天下 ; 무력을 사용하여 천하를 강압하지 않는다. 

以道佐,는 '도로써 다스리는', 이렇게 번역이 됩니다.

佐,는 '도움을 주다,보좌하다,'라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人主는 '임금'의 다른 단어죠.

그래서 "道로써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은", 라고 번역이 됩니다만,

대부분의 해석석들은 佐자의 돕는다,라는 뜻을 그대로 넣어서,

-도로써 임금을 보좌하는 사람은-이라고 번역을 했는데, 이는 보좌관과 임금의 자리가 바뀌어서, 주와 객이 전도된 번역입니다.

도인의 보좌를 받고있는 임금을 말하는 것이지,

임금을 보좌하는 도인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위자연의 도를 기본이념으로 다스리는 임금은 무력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其事好還  師之所處 荊棘生焉 大軍之後 必有凶年

기사호환       사지소처      형극생언     대군지후   필유흉년

好;곧잘, 좋다,좋아하다,걸핏하면, 還;돌아오다. 師;군사,스승, 處;곳,머무르다.之;가다

荊;싸리나무, 棘;가시나무. 必; 반드시, 凶;재앙, 흉하다,기근,재난.

 

其事好還 ; 그일(무력으로 강압하는 일)은 곧 되돌아온다. 무력은 곧 그 댓가를 치르게 된다.

師之所處 荊棘生焉 ; 군대가 머문 곳은 가시덤불이 자라고(황폐해 지고)

大軍之後 必有凶年 ; 큰 군대가 휩쓸고 간 뒤에는 반드시 흉년이 든다.

 

무력을 억지로 사용하면 그 댓가를 반드시 자기가 되받아 치루게 된다는 것입니다.말하자면 어떤 힘을 가한다면 그즉시 스스로 반작용도 받는다는 것입니다.

전쟁을 한번 치르고 난 지역은 가시덤불과 싸리나무같은 잡목 숲만 무성히 자라서 황폐해지고,

한번 큰 전쟁을 치르고 나면 농토가 황폐해져서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에 흉년이 될 수 밖에없죠.

 

한국에서도 6.25.전쟁이 발발되고 1.4 후퇴를 거쳐서 휴전이 된 후 전국토가 전쟁 잔유물의 쓰레기장이 되고 농토가 황폐되었으며, 온갖 산에는 나무가 거의 없이 벌거숭이였읍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도시 곳곳에는 파괴된 건물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고,시외 기찻길 옆에는 녹슬은 기차 잔해들이 그대로 널려 있었죠.

전쟁이 휩쓸고 간 마을과 산야에는 교통호가 곳곳에 파헤쳐지고 나무 한구루 없어서 비만 오면 마을과 농토가 빗물에 휩쓸리기가 다반사였읍니다.

전장터였던 동네 뒷동산에는 지례와 불발탄들이 곳곳에 뭍혀있고, 어디든지 파기만하면 기관총 탄알과 폭탄들이 수북히 나오기도 했읍니다.

가끔 동네 장년이나 아이들이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지레나 불발탄을 건드려서 죽기도 하고 팔다리를 다쳐서 불구자가 된 사람도 숫하게 많읍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몇년동안 계속 극심한 가믐이 들어서 농촌에서는 봄부터 유월 보리타작까지 거의 굶다싶히 했읍니다.

이시절 UN의 원조로 군내가 나는 알랑미(월남미)를 배급받아 굼주림을 면하기도 했읍니다.이렇게 한번 전쟁이 휩쓸고 가면 그 지역은 완전히 폐허가 되다싶히 합니다.

전쟁은 그 국토가 황폐해지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더 심각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 황폐해져서 인정이 사막처럼 메말라지고, 오직 자기 목숨의 안위와 극도의 이기적인 생존싸움만이 남게 되어 모든 사람이 처참한 상황속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됩니다.

 

善有果而已 不敢以取强

선유과이이       불감이취강

善;착하다,좋다,훌륭하다. 果;결과,실적,열매,이루다, 已; 끝내다, 敢; 감히,함부로, 取;가지다.

善有果而已 ; 훌륭한 통치자는 목적만 이루고 그칠 뿐,(위난만 극복하면 그만둘 뿐)

不敢以取强 ; 감히 무력으로 천하를 휘어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道로서 다스리는 통치자는 어쩔 수 없이 당면한 위난을 제거하기 위하여 전쟁을 치루게 될지언정, 전쟁을 하더라도 당면 목적만 평정하면 그것으로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전쟁에 승리했다고 해서, 그것을 빌미로 천하를 무력으로 제압하면서 군사 독재로 천하를 강압 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果而勿矜  果而勿伐 果而勿驕  果而不得已  果而勿强

과이물긍       과이물벌      과이물교       과이부득이      과이물강

勿;말다,아니다,하지 않다, 矜; 자랑하다. 伐;정벌하다,공훈, 驕;교만하다,오만하다.

果而勿矜 ; 목적을 이루되(위난을 극복하되) 으시대지 않으며

果而勿伐 ; 목적을 이루되(위난을 극복하되) 압박하지 않으며

果而勿驕 ; 목적을 이루되(위난을 극복하되) 오만하지 않으며

果而不得已 ; 위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쩔수없이 무력을 사용할 뿐이며,

果而勿强 ; 위난을 극복하되 강제로 군림하지 않는다.

 

군대를 사용하되, 국가의 안보 위기 만을 평정할 뿐,

위난을 극복하는 목적을 이루고 나서 그것을 기화로 자기 세력을 넓힌다든가

그 기회를 이용해서 권력을 강화하여 국민들을 압박한다든가, 또는

그 기회를 이용해서 자기 권좌를 높히던가, 하는 짓꺼리는 도를 닦은 지도자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군대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사정때문에 국가의 위기를 평정하고 나서는 그것을 기화로 자기 권력을 강화해서 천하를 억지로 자기 손아귀에 넣으려는 짓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정벌한 지역민들을 무력으로 위협하여 강제로 노예화하여 착취하는 오만을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죠.

 

고대에는 전쟁을 치르고 나서 패배한 나라의 백성들은 노예신분이 되어 노동력을 강제로 착취당했죠.

그래서 전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궁궐이나 성을 쌓는 일 등에 이러한 피지배백성들을 강제로 동원해서 노동력을 착취하고, 노예나 최하위신분으로 대대로 살아가게 제도화했읍니다.

이것이 바로  대대로 전송해서 내려와서 사회신분제도로 고착화 되어 버리기도 했읍니다.

오늘날까지 역사상의 대제국들의 잔해로써 남아있는 화려하고 거창한 건축물이나 성곽들은 대부분 전쟁의 전리품으로 획득한 피정복 백성들을 노예로 삼아서 노동력을 착취해서 건설한 건축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정복자는 자기왕권의 세력을 세상에 드날리고, 권위를 자랑하기 위해서 거대한 건축물이나 궁궐을 세우면서 피정복 백성들을 노예로 써서 강압했읍니다.

노자는 이러한 자기 자랑이나 권위를 내세우지 말라고 말하고 있읍니다.

 

중국이 문화유적으로 자랑하는 만리장성 같은 거대한 유적도 결국은 그 거창한 규모 만큼이나 인간의 피와 눈물을 강제로 쥐어짜내서 만들어 논 백성을 노예로 부린 비극적인 역사유적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인권적인 측면에서 볼때는 비인간적이고 야만스러운 인권탄압의 수치스러운 증거라고도 말할 수도 있겠죠.

그것은 같은 중국민족인 노자의 도덕경에 근거해서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요즘 관광객들은 그 거대한 규모의 건축물과 정교한 솜씨에 감탄하지만, 그 속에 깃들은 제작당시의 피눈물 나는 백성들과 노예들의 소리없는 비애와 고통은 알길은 없죠.

그런 거대한 역사유적을 관광하는 현대인에게 반면교사로써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인간의 야만성과 비극을 반추해 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읍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렇게 전쟁을 해서 승리를 하고 나면  전쟁에서 진 민족을 노예로 삼거나, 왕권이 강화되어 일반 백성을 강압했읍니다.

노자는 전쟁을 하되 승리하더라도 이런 강압을 가하지 말라는 것이죠.

 

또한 역사상 여러나라에서 국가간 흥망과정을 보면, 군대를 잡고 있던 사령관급 장군이 국가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나라를 무력으로 뒤집어서  천하권력을 획득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고대 중국은 말할 필요도 없고, 현대도 대부분의 군사독재정부가 이렇게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면서 구테타를 일으켜서 권력을 잡는 것이죠.

노자는 이미 약 이천삼백년 전(백서본 기준)에 이러한 무력 구테타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읍니다.

 

物壯則老  是謂不道  不道早已

물장칙노        시위부도      부도조이

物; 만물, 壯;굳세다,기세가 좋다.젊다,한창 왕성하다. 則; 곧. 老; 늙는다.

早;이르다,서두르다,빨리

物壯則老 ; 만물은 왕성하게 성장하다가도 이윽고 노쇠해지나니,

是謂不道 ; 이런 것들은 도라고 말 할 수 없다.

不道早已 ; 도가 아닌 것은 곧바로 끝나버린다.

 

이세상 모든 삼라만상은 생겼다가 왕성하게 자라서 움직이다가  사라지는 것이죠.(生住離滅)

이와같이 억지로 군사력을 일으켜서 무력으로 천하를 자기 손아귀에 휘어 잡으려고 한다는 것은, 결국 무력을 억지로 쓰지만 그 힘이 시간이 경과하면  서서히 줄어들어 쇠약해 지면서 쇠락할 수 밖에 없는, 자연현상의 생주이멸(生住離滅) 작용의 범주에서 벗어날수 없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죠.

즉 일시적인 변화는 道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무력으로 얻은 권력이나 승리는 삼라만상의 변화와 같이 무상하고 일시적인 것이므로 꿈이나 환상처럼 바로 끝나 버린다는 것입니다.

옛말에 산천초목이 벌벌 떨 정도로 강력한 통치자의 권력이라는 것도,

마치 풀잎파리 하나에 맺힌 이슬 한방울이 아침해가 떠오르자마자  저절로  흔적도 없이 공기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단순간의 일인 것 처럼 허망한 것일 뿐이라는 말이 있읍니다.

따라서 군사를 이용해서 무력으로 권력을 남용한다든가, 천하를 자기 의도대로 휘어 잡으려는 것은 허망한 짓이며, 어쩔 수 없이 군대를 사용하드라도 항상 도의 견지를 잃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무한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