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10. 11:11ㆍ성인들 가르침/노자도덕경
[원문]-왕필본
企者不立 跨者不行
기자불립 과자불행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자견자불명 자시자불창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자벌자무공 자긍자부장
其在道也 曰餘食贅行 物咸惡之
기재도야 왈여식췌행 물함악지
故有道者不處
고유도자불처
[해석]
발돗음하고 있는 자는 똑바로 서 있을 수 없고,
발걸음을 크게 내딛는 자는 제대로 걸어 갈 수가 없소.
자신을 스스로 나타내 보이려고 애쓰는 자는 밝을 수가 없고,
자신의 견해만을 스스로 옳다고 주장하는 자는 드러날 수가 없소.
자신의 功을 스스로 자랑하는 자는 공적이 없으며,
자신 스스로 잘난척 뽐내는 자는 우두머리가 될수가 없소이다.
도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런 행동들은 쓸모없는 군더더기 행동들이며,
만물(자연)은 모두 이런 것들을 싫어하오.
그러므로 도를 터득한 사람은 그런 것에 머물지 않소이다.
[해설]
이번 24장은 전체 문장이 그렇게 어려운 어휘도 없으며,모든 해석서들이 거의 비슷한 내용입니다.
곽점본에는 없는 장(章)이며, 백서본과 왈필본에만 있는 것으로 주제면에서는 왕필본 22장과 거의 비슷한 주제입니다.
전체 의미는 "나"라는 자만심과 자긍심 등 에고적인 개인성을 버리라는 충고이며, 에고적인 의도성의 개인 행위들이 자연의 道 입장에서는 음식찌꺼끼같이 쓸모없는 군더더기 행위들이라는 충고를 하고 있읍니다.
도인은 이러한 인의적이고 의도적인 개인성의 조건화 행위에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企者不立 跨者不行;
발돗음하는 자는 똑바로 서 있을 수 없고,
발걸음을 크게 내딛는 자는 제대로 갈 수가 없다.
企; 꾀하다.바라다,도모하다,발돗음하다. 立;서다,세우다,바로
跨;넘다,사타구니,걸터앉다.사타구니를 넓게 벌리다.
企者不立; 발돗음하는 자는 똑바로 서 있을 수 없다.
跨者不行; 크게 가랑이를 벌리고 발걸음을 내딛는 자는 제대로 갈수가 없다.
발돗음을 한다는 것은 발뒷끔치를 억지로 들어 올려서 까치발로 자기 키를 크게 돗보이게 하려고 애쓴다,는 말이며, 억지로 자신을 내세우려고 의도하는 행동은 오래 견디어내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발걸음을 크게 내딛는다는 것은 억지로 일으키는 과욕적 행동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 두문장은 억지로 자기를 내세우거나 무엇인가 의도적으로 하려고 과욕을 부리면 오래 못 견딘다는 의미인 것이죠.
이도덕경 24장의 기본 주제라고 볼 수가 있읍니다.
왕필본의 이문장은 백서본에서는 좀 다르게 나와 있읍니다.
이 문장은 곽점본에는 없는 글이므로 왕필본의 원본은 백서본이라고 할 수가 있겠죠.
그래서 백서본의 문장을 한번 검토해 보겠읍니다.
백서갑본이나 을본의 문장이 거의 동일합니다.
백서본- 吹者不立(취자불립), 吹; 불다,바람,과장하다,허풍선이 라는 뜻이 있으므로,
吹者不立; 허풍선이는 똑바로 서지 못한다.라는 뜻입니다.
속이 빈 허풍선이는 똑 바로 서지 못한다는 문장을 왕필본에서는 더 이해하기 쉽게 두문장으로 개작한 것 같읍니다.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자신을 드러내 보이려고 애쓰는 자는 밝을 수가 없고,
자신의 견해가 옳다고 내세우는 자는 드러날 수가 없다.
見;보다,보이다,나타내다,드러내다. 是; 옳다고 주장하다. 彰;드러나다.밝다.
自見者不明;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자는 밝게 나타날 수가 없고,
自是者不彰; 자신이 옳다고 내세우는 자는 드러나지 못한다.
자신의 존재를 억지로 돗보이게 하려는 자는 오히려 드러나지 못하게 되고,
자신의 견해가 옳다고 내세우는 자는 오히려 그 견해가 밝게 돗보이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자기 功을 스스로 자랑하는 자는 실제로는 공적이 없으며,
스스로 잘난 척 뽐내는 자는 우두머리가 되지 못한다.
伐; 자랑하다,훈공, 功;공,공적,성과. 矜; 자랑하다.엄숙하다,숭상하다.
自伐者無功;자기공적을 스스로 내세우는 자는 실제로는 공적이 없으며,
自矜者不長; 스스로 자기 잘난척 하는 사람은 우두머리가 될 수없다.
자기공적을 억지로 부풀려 떠벌리는 자는 실제로는 공적이 별로 없다는 것이죠.
또 기회만 있으면 제 잘난 척하며 자기자랑을 늘어놓는 자는 지도자가 될 수없다는 말입니다.
즉, 자기공적을 실제보다 허황하게 부풀린다던가, 자기능력을 과도하게 자랑하는 자는 그 속내용은 허황하고 텅 비어 있어서 실속이 없는 자라는 말씀입니다.
自矜者不長에서 不長은 -오래가지 못한다-,라고 번역한 곳도 있는데,
-오래간다-는 의미 보다는 그 조직의 -우두머리-라고 번역해야지,
그 위의 문장인 無功과 의미적인 조화가 맞을 것 같읍니다.
其在道也 曰餘食贅行 物咸惡之;
이것을 도의 입장에서 보자면, 쓸모없는 군더더기 행동들이며,
만물(자연)은 모두 이런 것들을 싫어한다.
餘;남다,남기다.食;밥, 贅;혹,군더더기, 物; 만물,사물, 咸; 다, 모두, 惡;싫어하다,나쁘다.
其在道也; 이것들을 도의 입장에서 보자면,
曰餘食贅行; 음식 쓰레기처럼 쓸모없는 군더더기 행동이라,
物咸惡之; 만물이 모두 이런것을 싫어한다.
자기 잘난 체 뽑내고,스스로 공적을 자랑하며,억지로 남보다 앞서가려고 애쓰는 행위들은 자연적인 도의 관점에서 보자면 버리는 음식찌꺼기처럼 쓸모없고 불필요한 군더더기 행동이라는 것이죠.
만물인 자연은 이런 억지로 의도적인 행위는 모두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의도적인 자기자랑이나 자만, 인의적인 행위는 도의 자연 법칙에 어긋난다는 말씀입니다.
故有道者不處; 그러므로 도를 터득한 사람은 그런데 머물지 않는다.
處;살다,머물다,
그러므로 도를 터득한 사람은 그런데 머물지 않는다.
도를 닦아서 터득한 도인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자랑하거나 자기존재를 뽐내는 행위등은 하지 않는다,라는 말씀입니다.
도를 터득한다든가,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은 바로 개인성의 "나"가 사라진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도인은 "나라는 에고성"이 사라지고 전체가 일체가 되어,
있는 그대로 자연적인 삶을 살아 가므로 에고에 연관된 자만심이나 자긍심, 자존심,자애심,이기심 등이 전혀 없는 것이죠.
깨달음을 추구한다는 것은 바로 "나라는 개체성"자체를 없애고자 하는 것입니다.
도의 관점에서는 이 "나라는 에고성"이 진리를 가로막는 장애물로써 바로 무지 그자체이며,
목표에 도달하면 나라는 에고는 존재하지도 않는 무지가 만든 환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나라는 자존심과 자만성,이기성등을 버려야 도를 향한 진전이 있게 됩니다.
이번 24장은 제 잘난척하며, 스스로 功을 자랑하고, 억지로 자기를 내세우려고 하는 에고적인 행동을 자제하라는 가르침입니다.
너무나 평범하고 일상적으로 흔히 듣는 충고이지만,
이도덕경을 통해서 다시 한번 일상생활 평범한 언행 속에서 항상 자신에게 붙어 다니는 에고성을 스스로 발견하여 자각할 수 있는 실천적인 문제들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개인의식의 이기적 특성을 스스로 이해하고 성찰하면서,
일상적인 말과 생각, 행동들을 항상 자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에고적 이기심을 조금씩 제거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가 있겠읍니다.
이렇게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한발 한발 서서히 자신의 깊은 내면 속에 주재하는 순수한 자기본성에 가까워 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또한 자신도 모르게 얽매인 개체적 조건들로부터 풀려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위의 24장 본문과 같이 충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한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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